도종환 의원 공개한 문화 블랙리스트 문건에 포함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국정농단의 또다른 핵심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사건의 첫 발단이 대전의 이응노 미술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과 진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암 이응노가 과거 동백림 사건으로 옥살이를 했다는 이유로 좌파 인사로 낙인 찍혀 이지호 대표가 불온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검은 획일적인 정치적 잣대로 피해를 입은 이지호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를 비롯해 박근혜정부 들어 각종 정책적 지원에서 배제된 예술인들의 피해 범위와 진상을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린 대표적인 문화예술기관은 2007년 이응노미술관으로 개관해 이후 2012년 재단으로 설립된 고암미술문화재단이다.
고(故) 이응노 화백은 박정희 정권 당시 1967년 동베를린공작단사건, 일명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2년여간 옥고를 치른 바 있다.
대법원 최종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현 정부 들어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면서 옥죄기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7억원의 국고 지원을 받아 설립된 이응노 미술관은 지난 2013년 고암재단의 ‘국비지원사업-예술창작활동지원’에 따라 프랑스 세르누쉬 파리시립동양미술관에 소장된 고암 이응노 작품 36점이 보존 수복됐지만, 이후 국비사업에 선정되지 못했다.
또한 이지호 대표는 고암 이응노 화백과 관련한 미술관의 대표를 맡고 있다는 이유로 문체부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가 청와대의 지시로 해촉되기도 했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제 347회 국회 임시회에서 공개한 문화계 블랙리스트’문건에도 이지호 대표는 이응노미술문화재단대표라는 이유로 첫 블랙리스트 사례로 공개되기도 했다.
이지호 대표는 “다른 분들처럼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서 리스트에 오른 경우가 아니다. 고암 선생 자체를 정치적으로 판단해선 안 될 것”이라며 “이응노미술관은 공공미술관이고 공모를 통해 관장이라는 자리에 온 것이다. 정치가 감히 예술을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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