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자체와 공조해 지속 단속할 것"
고등학생 강 모(17)군은 최근 취미 아닌 취미가 생겼다. 바로 인형뽑기다. 대전에 인형뽑기방이 늘면서 많이 찾게된 것.
강군은 “가는 곳마다 인형뽑기 방이 눈에 띄곤 해서 한 번 했다가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강군은 학교나 학원 등 집에 가는 길에 인형뽑기 방에 들러 친구들과 뽑기를 즐기곤 한다. 하지만, 방문할 때마다 1만원 이상을 쓴다. 잘 잡히지 않는 날에는 3만원 이상도 지출했다. 이유는 인형을 뽑았을 때 느끼는 ‘손맛’의 희열감 때문이다.
강군은 “금액은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경품을 뽑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용돈이 모자라지만, 경품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지폐를 넣는다”고 토로했다.
최근 대전지역 내 상가 건물마다 ‘인형뽑기 방’이 우후죽순 생기나면서 10대 청소년들의 사행성 조장 우려가 제기됐다.
3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형뽑기 방은 인형뽑기 기계와 지폐교환기 등을 설치한 게임장을 말한다. 인형뽑기 방은 이용방법이 쉬운데다 다양한 캐릭터가 많아 청소년과 젊은 층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 내 대학가와 먹자 골목에는 이미 우후죽순 포진돼 있다. 한 건물 상가에 2~3개 씩 존재하기도 한다.
시민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코인 노래방 등 오락시설이 더해진 채로 하루에도 지역 내에서 10점포씩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구 둔산동과 유성구 궁동 일대 골목에서 인형뽑기 방 3~4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33㎡(10평) 정도의 공간에 10여 대의 인형뽑기 기계가 들어서 있었다. 기계 안에는 포켓몬 등 귀여운 캐릭터 인형이 들어 있어 손님들을 유혹했다. 옆 공간에는 코인 노래방이 5~6개 놓여있었다.
이 곳에는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특히 많이 드나들었다. 학생 일부는 담배를 피거나 욕설도 서슴없이 내뱉기도 했다.
이처럼, 인형뽑기 방이 사행성 조장과 함께 청소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인형뽑기방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16조’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부터는 청소년이 출입할 수 없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심야시간에 무단으로 드나들고 있는 데도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청소년들의 출입을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경찰 관계자는 “대전시와 공조해 지속적인 단속을 펼칠 예정이며, 청소년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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