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후보에도 입장표명 요구 문재인 “끝까지 책임지겠다”
김부겸, 남경필, 손학규, 오세훈도 개헌통한 行首공감
반기문 입장표명 시 대선판 뜨거워질듯
세종시에 청와대와 국회이전을 골자로 하는 행정수도 건설 문제가 올해 대선의 핵심 아젠다로 급부상하고 있다.
각당 경선을 앞두고 여야 잠룡들이 행정수도 건설 필요성을 앞다퉈 피력하거나 경쟁후보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등 핫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개헌정국과 맞물려 국가 백년대계이자 충청권의 ‘미완의 과제’인 행정수도 건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역 역량결집이 시급하다.
야권 대선잠룡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최근 충남도청에서 열렸던 신년교례회에서 세종시로 청와대와 국회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건설을 주장했다.
안 지사는 “세종시 출범 3년이 된 시점에서 행정복합도시로서 위상과 위치는 흔들림 없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행정부처의 분리 의회와 청와대와의 분리는 세종시의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국가적인 행정에 낭비요소나 비효율요소가 증대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행정수도로 발전할 것을 모든 후보들이 제안하게 만들자”고 역설했다.
행정수도 건설은 비단 충청권 출신인 안 지사만의 생각이 아니다.
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했던 참여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세종시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얼마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에 국회 분원과 청와대 분원까지 설치해 국회가 내려와 상임위를 열고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청와대도 내려와서 공무원들의 보고를 받아야만 실질적인 행정중심도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수성갑)도 지난달 23일 대전 둔산동 모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분원 정도의 사고가 아니라 전체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도 개헌을 통해 대통령이 상징적이냐 또는 어떤 권한을 갖느냐에 따라 이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수도이전론’을 들고 나온 남경필 경기자사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개헌해서라도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행정수도 건설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대한민국의 지상과제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 49.5%와 GRDP(지역내총생산) 48.8% 등 경제력 절반이 집중돼 있다.
문화, 여가, 의료 미디어, 교육인프라 집중도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리게 되고 이는 서울-수도권-지방의 서열화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행정수도 건설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도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집중 완화 없이는 대한민국의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권 유력 대권주자로 12일 귀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행정수도 건설 필요성을 언급하면 대선판이 더욱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 잠룡들이 행정수도 건설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가 힘을 받는 모양새”라며 “선거이슈로만 그치지 않고 실제 국회 및 청와대 세종시 이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충청권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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