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예산으로 비행장 등 추진, 비계획적 행정 지적
드론사업 육성계획을 밝힌 대전시가 정작 국토교통부의 시범사업에 응모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시가 스스로 드론 사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 버렸다는 지적이다. 드론 관련 인프라가 잘 형성된 지역으로 평가받는 대전의 이점이 무색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일 국토부와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말 드론 시범 사업에 참여할 지자체로 경남 고성과 부산 영도, 충북 보은 등 3곳을 추가 선정했다.
이로써 드론시범 사업 지역은 기존의 강원 영월군과 대구 달성군, 전남 고흥군, 전북 전주시까지 포함해 7곳으로 늘어났다. 국토부는 시범 지역 추가 공모는 고려치 않고 있다.
대전시는 이번에도 드론사업 시범지역에서 빠졌다.
시가 이번 사업에 지원하지 않은 탓이다.
시는 대전 상공이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10㎞ 반경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기준상 대전 상공 대부분이 비행금지구역에 해당된다. 또 사업 시행을 위한 전용 공역과 비행장 등의 특정 장소를 조성해야하는 것도 지원치 않게 된 이유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지난해에 필요한 예산이 없었다는 이유도 있다. 시는 국토부의 시범 사업에 지원치 않는 대신, 자체 예산을 들여 드론 사업의 산업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2억원의 예산 등 5년간 20억원을 투입해 드론 시험비행장 조성과 드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기반 조성, 국내외 전시회 참가 및 바이어 초청 등을 골자로 한 드론 융합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시범 사업으로 얻게될 수 있는 이점을 너무나 쉽게 포기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말까지 이뤄질 드론 시범사업은 화물운반과 재난지역 및 격오지 구호품·의료품 전달 등의 물품 수송과 산림 보호 및 재해 감시, 시설물 안전진단, 통신망 활용 무인기 제어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드론 활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동시에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토부는 올해 활용도가 높은 전용 공역 3곳에 통제실과 활주로 등을 갖춘 드론 전용비행시험장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시가 생각한 계획과도 중첩되며, 드론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공동기관 가운데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유콘시스템, 이랩코리아 등 지역에 위치한 기관·단체도 있다.
이들의 성과가 지역보단 시범 사업 지역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군수 산업의 하나로 비롯됐기에 드론 관련 업체들이 입주해있는 지역의 특색이 무색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김동섭 대전시의원(유성2)은 “관련 산업체와 대덕연구개발특구라는 인프라 등으로 드론 사업의 최적지로 꼽히는 곳이 대전”이라며 “그러나 시가 공역 문제나 예산 등을 이유로 국토부 시범 사업은 포기하면서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안이한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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