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구청장.' 허태정 유성구청장의 별칭이다. 허 청장은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로의 생각을 밝히고 토론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34만 구민의 대표인 허 청장은 '소통'은 일의 기본이라고 여긴다. 구성원이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알아야 일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SNS를 통한 소통에도 능하다. 구청장 집무실을 직접 찍어 올리기도 하고 직원들이 만든 홍보 동영상을 게재해 홍보 창구를 넓히기도 한다. 구민과 소통하고 직원과 소통하고, 주민과 직원의 소통을 독려하는 허 청장을 지난해 12월 30일 유성구청에서 만났다.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 정부가 이런 사태가 오기까지는 내부 원활한 소통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국민과의 소통 부재로 인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불통의 모습이다. 소통이 돼야 일을 할 수 있다. 요즘 융복합의시대라고 하는데 어떤 문제가 단편적인 게 아니라 복합적으로 엮인 게 대부분이다. 사회적 복잡성이 더 그만큼 다양해지는데 그것을 해소하려면 여러 기관의 이야기가 종합될 때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집단성으로 구현되지 않겠나. 지시에 의해 업무를 집행하는 과거 관료주의, 권위주의가 아닌 상하가 균형 있게 대화하고 그것이 종합돼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소통의 시대를 살고 있다. 조직의 건강한 활력을 위해서도 필요한 거라고 본다.
-주민과 함께하는 행사에선 어떻게 소통하나.
▲과거 동 간담회 하면 과장이 앞에서 1년 사업 계획 차트로 발표하고, 구청장 훈시말씀 듣고 각본에 의해 건의사항 듣고 하는데, 시혜적으로 '해주겠다' 그런 식이었는데 민주주의가 아닌 관료주의 시대의 이야기다. 우리 구는 대표적으로 제가 직접 브리핑을 하고 내년 우리는 이런 것을 하겠다고 파워포인트 통해 보고한다. 그런 게 첫 번째 변화 중 하나다.
일렬로 줄 세우지 않고 원탁회의를 하고, 주민참여예산제, 구민배심원제를 하고 있다. 구의 문제에 대해 이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고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통해 참여의주체,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자기 존재감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5개 구청이 주민자치위원회를 두는데, 유성구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자치구가 놀랐다고 한다. 공무원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불편할 수도 있다. 얘기 듣고 의견 조율하는 게 행정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구청장이 지시하고 공무원이 정리해서 나가면 편한데 주민자치위원회 만나서 회의하고 의견 다르면 조율하고 하면 그 과정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비효율로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과정을 통해 참여의식을 높이고 요구 사항과 주민 바람을 파악하고 구정으로 펼쳐진다.
이런 게 민주주의고 지방자치의 성장과정이라고 본다.
-평소 구민과의 소통은 어떻게.
▲기본적으로 SNS를 하고 있다. 지난번에 집무실을 찍어 올렸는데 조회 수가 꽤 많았다. 지난해 송년 인사도 만화로 만들어 올렸는데 반응이 좋다. 뉴미디어 시대에 맞게 주민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오프라인에선 행사장 많이 가려고 한다. 같이 어울리고 앉아서 얘기 듣다 보면 주민이 하는 고민, 요구 사항에 대해 알게 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요청을 말하라고 하면 잘 안 하기도 하는데 (밖에선) 자연스럽게 된다. 가능하면 동네 식당과 전통시장을 이용하면서 자주 민심을 들으려고도 한다. 업무보고나 정책 마련에도 주민과 함께한다. 주민 주체성을 강화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2017년 계획은 무엇인가.
▲하던 것 잘하고 지금보다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주민에게 다가가는 자세로 소통하겠다.
올해는 '집단지성'을 발휘해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
-직원과 구민에게 한마디.
▲직원들에겐 먼저 늘 열정적으로 구정에 임해줘서 감사하다. 민선 6기가 성공적인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당부한다. 구정의 성공은 구청장 개인의 몫이 아닌 유성 구민, 공직자, 구청장이 함께 이루는 성과물이고 그래야 된다.
주민께는 올해도 어려운 경제와 정치 환경이지만 더 좋은 민주주의로 성숙된 한 해가 되길 염원한다. 경제도 나아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늘 건강하고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란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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