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숨바꼭질' 스틸 컷, 배급사 NEW 제공 |
▲ 김봉영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뿐만 아니라 점점 건조해지는 환경은 호흡기의 일차 방어막인 코 점막과 기관지 점막을 마르게 해 세균 또는 바이러스 등에 대한 방어 능력을 떨어뜨린다.
김봉영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겨울철 실내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감염과 그 예방책에 대해 살펴보자. <편집자 주>
▲가족과 함께 쓰는 욕실용품, 병균도 함께?=가족들 사이에 질환을 옮기는 매개체로 가장 흔한 것은 바로 함께 쓰는 '수건'이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건을 통해 감기, 눈병 등이 전염될 수 있는데, 수건으로 질병 부위가 아닌 손만 닦았다 하더라도 균이 전염될 수 있다.
또한 면도기의 경우 가족이라 하더라도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면도를 하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가 날 수도 있고, 잘못하면 피가 날 정도로 베일 수도 있다. 그런 상처를 통해 피부에 정상적으로 상재하는 균이 침투해 봉와직염 등의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경로로 B형, C형간염이나 에이즈 보균자와 공유했을 경우 해당 질환에 전염될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쓰는 손톱깎이나 화장실 앞 발매트도 관리가 필요하다. 발톱을 통해 어른들의 무좀균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기본이고, 너무 짧게 깎다가 흘린 피가 손톱깎이에 묻어 세균 및 바이러스가 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매트의 경우 가족 중 무좀에 걸린 사람이 있을 경우 무좀균을 옮겨오는 지름길이 되며, 특히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둔 가족들은 발매트와 발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키보드에도, 책장에도, 돈에도 세균이 득실?=사무실에서 매일 만지는 키보드, 마우스에는 세균과 타인의 손에 있던 다양한 균들이 묻어나와 증식하게 된다. 일례로 작업 중에 음식 등을 먹을 경우 여기서 나온 음식 부스러기가 자판 틈을 통해 빛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떨어져 있다가 습기 등과 결합하면 균들이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서식지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전화기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또 오래된 책과 돈은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여러 가지 종류의 세균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책장을 넘기거나 돈을 셀 때는 절대로 손가락에 침을 묻혀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는 “책장을 넘기거나 돈을 셀 때 손가락에 침을 묻히는 행위는 그곳에 묻어있는 수많은 병균들을 입 속으로 넣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독서한 후나 돈을 센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적절한 환기, 손 씻기가 감염 예방의 열쇠=겨울철 실내 생활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난방과 함께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최근 환기를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공기청정기는 일부 가벼운 먼지 입자를 제거하는 능력은 탁월하나 무거운 항원들은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필터의 청소를 게을리하면 오히려 바이러스를 확대시키는 도구가 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용 전에 제품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또 실내의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시킴으로써 호흡기 점막이 충분한 수분을 머금게 하고, 섬모가 활발한 운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겨울철 실내 습도는 40%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막기 위해 50%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내청결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개인위생이다. 그 중에서도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루 8차례 이상, 30초 이상씩 비누를 사용해 꼼꼼하게 손을 씻는 것이 좋다. 우선 식사 및 간식 섭취 전, 음식물 조리 전, 화장실 이용 후에는 꼭 손 씻는 버릇을 들이고, 손을 씻을 때에는 비누를 충분히 발라 거품을 낸 후 30초 이상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 손톱 밑, 손목 등을 잘 문지른 후 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그 다음 에어타월이나 일회용 타월 등을 이용해 물기를 완전하게 닦아내도록 한다.
김봉영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기를 전염시키는 가장 큰 매개체가 사실은 자신의 손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대부분의 감기 바이러스는 감기에 걸린 사람의 손에서 책상이나 문의 손잡이 등에 옮겨져 있다가 그걸 만진 사람의 손으로 옮아가고, 그 손에 의해 다시 코나 입 등의 점막으로 전해져 감염되므로 계절을 불문하고 손 씻기는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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