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일보 신년 특별좌담회 참석자들이 ‘대학생들,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 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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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전두환 정권의 철권통치를 무너트리고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낸 선두에는 대학생들이 있었다. 당시에는 비폭력 촛불집회와 같은 이상적 민주주의 행태와는 달랐다. 억압 속에서 이뤄내야 했던 민주주의의 열망은 기성세대가 아닌 젊음과 용기로 무장된 상아탑에서 불타올랐다. 전국의 대학생들은 독재정권과 맞서 싸웠던 전위부대 같았다.
2016년 겨울은 또다시 대학생들에게 뜨거운 겨울로 기억될 전망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그의 딸 정유라의 대학부정입학과 특혜의혹은 정치에 무관심했던 대학생들을 다시 한번 거리로 불러냈다. 전국 곳곳에서 대학생들이 시국선언을 이어갔고, 2달넘게 열린 촛불집회에 주도적으로 동참하며 국가의 안정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정국의 불안정한 시기, 지역의 대학생들은 어떤 대통령을 바라고 있을까? 본보는 2017년 신년을 맞아 지역 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들과 함께 그들이 꿈꾸는 정책과 대통령 상에 대해 들어봤다. 불안한 미래이지만 꿈을 꾸고 있는 그들의 외침을 귀기울여야 할 때다.
●참석자
-곽효원 충남대학교 충대신문 편집국장
-이재운 대전대학교 대학신문 편집국장
-한보라 배재대학교 대학신문 편집국장
-임소희 한밭대학교 대학신문 편집국장
●주요토론
▲현재 시국이 혼란스럽다. 그동안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의 입장에서 현 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곽효원=사안자체는 어이없다는 표현이 맞다. 하지만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먹고 사는게 가장 중요하고 아무래도 관심 많다. 20대 대학생들의 먹고사는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개인이 아무리 스펙을 쌓고 노력하더라도 개인 하나의 신분상승에 그칠수 있겠지만 전체 대학생들의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 모두가 좋은 세상이 되려면 정치가 안정되고 정치에 관심을 갖고 주체가 되면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이재운=최순실 사태로 국가적 손해이고, 전국민이 많이 힘들어하는 계기가 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감시자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일을 계기로 대학생들도 권리를 찾고, 정치인들도 관심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적으로 손해지만 정치와 제도 등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가장 필요한 공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임소희=정치권이 흔들리고 바뀌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취업난이다. 취업난에 대해서 어떻게 정부가 해결해 나갈 것이고 대학생들에게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해서 경제가 돌아가게 할 것인지 공약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보라=법을 바로세웠으면 좋겠다. 특별사면 등 특정인물을 사면 해주는 범 등을 없애야 한다. 법은 객관적이어야 한다사면을 한다는 것 자체가 주관이다. 기본적인 것이라 볼 수 있는 법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최순실 사태가 발생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범죄가 드러나고 있다. 바로 세운 법이 없다면 이상태에서 처벌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정의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법을 바로세웠으면 좋겠다.
-곽효원=개헌이 가장 중요한 공약될 것이라 생각한다.정치 체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헌법 재판소에서 인구편차 등으로 선거구 변화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지역구가 늘어나는 모양세로 끝났다. 세세하게 지역구를 나누기보다는 비례대표를 늘려서 다양한 직종을 대표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의원 한명당 16만8000명을 대변한다고 한다. 간접 민주주의인데 얼마다 지역구민의 민의를 대변할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대학생 입장에서 본다면 국립대의 예산이 너무 적다. 국립대는 말그대로 나라에서 운영하는 대학이니 많은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지만 교육부는 수도권 사립대에 오히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수도권 과밀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재운=개헌문제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와함께 이제는 국정교과서, 사드, 한일군사정보, 위헌부 합의등 말끔히 해결되지 않았던 사안들에 대해 수습할수 있는 정치적 연계가 중요하다고 본다. 정권이 바뀌면 그동안의 문제점들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수습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정치의 신뢰가 무너진 상태다. 벌려진 일들을 수습하는 것도 다음 대선에서 다뤄야하고 중요한 문제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정치적으로 잘 수습하고 얼만큼 수용하느냐가 대통령의 자질이고 중요한 변수라 본다.
▲최순실 정국과 맞물려 촛불 집회, 대자보 등이 대학가에 등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지방대에서는 이 같은 시국 참여 움직임이 저조했다. 무엇 때문이라고 보는가?
-한보라=지방대생이라고 절대적으로 관심이 저조하지 않았다. 배재대의 경우 시국선언이 관심있었던 학우가 있었지만 총학생회는 정치적인 입장을 띄고 싶지 않다며 시국선언을 거부당했다. 이에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배재인을위한 시국선언 모임을 SNS에서 만들었고 학생회 주축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 시국선언을 했다. 표출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지 관심이 없는것은 아니다.
-이재운=대학생들은 표출을 하는데 원동력과 계기가 필요하다. 총학생회에서도 학교 내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동참을 했다면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의 주요 대화 관심사가 정치이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촛불집회가 열렸을때도 내생각은 이렇다, 개별적으로 지지하는 사람 많았고 동참하는 사람도 많았다. 지방대생의 경우 행동력이나 지지하는 자신감이 적다보니 그렇게 보여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곽효원=참여가 저조했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 학교내에서도 시국선언과 자유발언대가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차를 빌려 서울 촛불집회까지 동참하기도 했다. 학내 대자보는 수도 없이 붙었다. 매주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학생들 많았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조명을 많이 하지 않았다. 지역언론에서나 중앙언론에서 지방대생을 조명하지 않다보니 저조한 것으로 보였던것 같다. 서울권은 총학생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했지만 지방은 산발적으로 일어나다보니 움직임이 저조했다고 본 것 같다.
▲청년취업난, 청년 실업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제도적 장치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임소희=기업들은 2사람이 일할 수 있는 일을 한사람에게 집중시킨다. 단편적으로 본다면 그러한 분위기를 먼저 개선해야한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일자리를 늘리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업무시간이 가장 길은 나라다. 구조적으로 일할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한보라=지자체와 정부등이 청년일자리 사업 등 창업 전선에 학생들을 유도하고 있다. 효율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청년일자리 지원사업에 참여하다 실패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자영업, 영세업에서 성공을 하기는 쉽지 않다. 청년들을 자영업과 영세업에 발을 들이게 하는 좋지 않은 제도라 생각한다. 취업안되니 창업하라는 발상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공무원일자리 늘리기 등의 땜빵식의 제도가 아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근시안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 같다. 예를들어 장기적으로 기초과학에 투자를 한다거나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곽효원=청년수당을 주장하고 싶다. 청년수당을 공짜복지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대학생들이 취업을 하려면 학점과 토익, 각종 자격증, 대외활동, 대내활동 등의 스펙을 필요로 한다. 토익만 생각해도 학교내의 가장 저렴한 수업이 18만원 이다. 지방대생들에게 모든 기회는 서울에 있다. 인턴제 등을 하려면 서울에 가서 해야 한다. 인턴 월급은 월 30만??50만원 수준이다. 인턴 스펙을 쌓기 위해서 서울의 방세, 생활비 내면서 인턴하나 따려고 한다. 취업하려면 드는 비용 엄청나다. 청년수당은 시간을 주고 기회를 주는 제도다.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대통령상은 무엇인가?
-한보라=소통이 되는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도 사람이기 때문에 틀릴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다. 과오에 대해 인정할수 있는 용기 있는 대통령을 바란다.
-이재운=믿음이 무너졌다.국민들은 부정부패,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부정으로 이뤄냈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다. 노력하면 이뤄질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사회를 만들어 주는 대통령을 원한다. 믿음과 신뢰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임소희=이명박 대통령때부터 졍제를 살리겠다하지만 결과적으로 복구하느라 오히려 더욱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의지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직한 대통령이 나와야 하고 신뢰감 있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바랄것이다.
-곽효원=이번 최순실 사태에 대학생들의 가장 큰 지지를 받은 계기는 정유라다. 대학입시만큼은 공평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생각하니 분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청년세대가 미래나 내일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누가 와도 필요한 대통령은 초인이 필요하다. 초인은 없을 것이다. 다만 좌절에 빠져있는 헬조선을 말하는 청년세대에게 희망을 줄수있는 미래를 제시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진=이성희 기자ㆍ대담=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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