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과학부 이해미 기자 |
‘백성은 물이고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도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2016년을 집약한 사자성어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 사상 최대 규모의 AI 등 연말을 강타한 굵직한 이슈로 성난 민심은 요동쳤다. 10주차에 접어든 촛불혁명 동참발길은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나라를 기만하고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자들을 향한 촛불이 횃불이 되는 기적이었다.
대통령과 정권의 실세들은 자신의 배가 스스로 나아간다는 착각 속에 살았다. 물 위에 부동하지 않으면 그 배는 무용지물임을 모른 채 말이다. 우리는 촛불민심으로 명확하게 확인했다. 임금이든 대통령이든 그들의 배를 밀어주는 물살은 온전히 국민의 힘이란 것을.
혼란의 정국, 살처분되는 닭, 계란 수급부족, 세월호 인양,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눈물… 우리에게는 아직 매듭짓지 못한 아픈 역사가 많다.
그럼에도 2017년 정유년 첫해는 촛불민심처럼 뜨겁고 붉게 떠올랐다.
31일 마지막 밤 제야의 종을 들으며, 1일 아침 어둠 속에서 솟아나는 해를 바라보며 하나의 소망들을 마음에 품었으리라. 2017년 국민들의 희망 키워드는 정의, 사랑, 국정안정, 건강이었다. 지난해의 무기력함과 분노를 뒤로하고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긍정적인 말의 힘을 믿어본다. 누군가는 그랬다. 말하는 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첫 마음만큼 의지가 강하고 것은 없다고 말이다.
닭은 울음으로 새벽을 알리고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존재다. 건국신화에서도 닭 울음소리는 천지개벽이나 국부의 탄생을 알리는 ‘태초의 소리’였다. 2017년 정유년, 붉은 닭의 기운으로 열린 새 아침. 나라는 안정되고, 국민은 잘 살고, 비정규직 차별은 사라지고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정상적인’ 세상을 소망해 본다.
군주민수. 국민의 힘은 상상이상으로 강하다는 진실 또한 잊지 않는 한해가 되었으면.
경제과학부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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