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2016 노블레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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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2016 노블레스 오블리주’

  • 승인 2017-01-01 11:48
  • 신문게재 2017-01-01 17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지난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얼어붙었다.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기부 및 성금 모금이 한창이지만 지난해들어 희망나눔캠페인 성금이 예년대비 턱없이 부족했다. 12월 늘어나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의 가입자수 역시 지난해에는 예년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일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연말 연시를 맞아 진행하는 사랑의 온도탐 희망나눔캠페인 성금(지난해 12월 28일 기준)이 2079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목표액인 3588억원 대비 58%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말 기준으로 희망나눔캠페인 성금 현황을 보면, 2012년 목표액 2670억원, 중간모금실적 2300억원(86.1%), 2013년 목표액 3110억원, 중간모금실적 2334억원(75.0%), 2014년 목표액 3269억원, 중간모금실적 2598억원(79.5%), 2015년 목표액 3430억원, 중간모금실적 2685억원(78.3%) 등이다.

중간모금실적은 최소 75% 수준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지난해 성금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역별로 보면, 울산이 85.5%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인천 73.2%, 강원 70.2%, 광주 69.9%, 대구 67.8%, 부산 65.0%, 충남 63.2%, 전북 57.5%, 전남 57.5%, 대전 54.0%, 제주 47.0%, 충북 46.0%, 세종 45.3%, 서울 43.4%, 경북 42.8%, 경기 40.7%, 경남 39.2% 순이다.

울산의 경우에는 태풍 차바로 인한 수해와 경주 지진의 여진 발생 등 피해로 울산 지역미들의 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의 경우에는 조선산업의 붕괴 여파로 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등 여파가 그대로 기부 결과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충청권의 경우, 다소 경제 여파가 타 지역보다는 낮았다는 분석에도 오히려 낮은 기부 결과를 보여줘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희망나눔캠페인 성금이 예년 대비 저조했던 데는 국정농단 사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국민이 감정적으로 동요되면서 이웃에 대한 관심보다는 정부에 대한 배신감, 비선세력에 대한 분노 등이 앞섰다는 것.

이런 국민적인 감정을 그대로 반영하듯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 역시 지난해 말에는 많지 않았다.

연말에 늘어나는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수는 지난해 전체 393명 가운데 12월에 41명 정도밖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가입자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희망나눔캠페인의 경우에는 기업 참여 등도 있어서 국민개개인의 성향 파악이 어렵지만 아너소사이어티는 개인 가입자인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저조하고 감정적으로 동요됐는지 여실히 보여줬다”며 “올해에는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위해 국민 모두가 주변의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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