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여러 갈래로 찢겨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국회는 새누리당 비박계의 집단 탈당으로 26년 만에 4당 체제로 재편됐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합종연횡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정치인들은 혼란스런 정국 수습보다는 권력욕에 사로잡혀 계산기를 두드리며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모습이다. 국가적으로 리더십 붕괴사태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6·25 전쟁 이후 최대 정치혼란”이라고 한탄했을 정도다.
이러는 사이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다. LG경제연구원은 2017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관측은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뚜렷,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고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왔던 내수도 청탁금지법 등 여파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측된 데 따른 것이다. 서민이 체감하는 민생고(民生苦)는 가히 가혹한 수준이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당 빚은 전국 평균 6655만원에 달한다. 빚을 안은 가계로 좁혀보면 한 집당 부채가 1억 원을 넘어선다. 전국 가구 13%가량이 한 달에 100만원을 밑도는 돈으로 지낸다는 통계도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가 덩달아 요동쳐 빚을 내 집을 산 서민들은 울상이다.
더구나 물가도 오르니 가뜩이나 위축된 서민들의 삶은 새해에도 더욱 팍팍해질 전망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의 사기마저 크게 꺾였다.
대한민국호는 더는 희망이 없는 것일까. 이제는 충청인이 나서야 한다. 충청인은 국가가 어려울 때 온몸을 던져 나라를 구했다. 충무공 이순신은 고작 12척 배로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정신으로 수천의 왜적과 맞섰다. 10대 유관순 열사는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독립만세 함성을 멈추지 않았다. 윤봉길 의사와 한용운 선생의 애국충정도 역사가 증명한다.
충청 선조는 평소엔 청풍명월(淸風明月) 같다가도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빠진 조국이 부르면 송죽대절(松竹大節)의 기개를 보여줬다.
2017년 대한민국은 역사적 갈림길에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리더를 찾아야 한다. 개헌을 통해 30년 된 헌법도 시대적 아젠다를 수용할 수 있게끔 바꿔야 한다. 애국충정 DNA를 간직한 충청과 충청인이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 수립과 혼란수습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 정유년, 벽두부터 충청대망론 실현과 행정수도 건설 당위성이 힘받는 이유도 충청에 거는 조국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충청이여, 대한민국호(號)를 구하라는 명령이 들리는가. 들리면 응답하라.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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