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대표하는 지역문화예술기관으로 출범 8년차를 맞은 ‘대전문화재단’의 대표이사 선임에는 지역 문화예술 폭넓은 식견과 인맥으로 외풍을 맞아줄 든든한 문화예술전문가 선임,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문화계에서 보폭이 작았던 이춘아 대표가 내정되면서 전문성, 조직관리 등에 대표이사직을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문화예술기관이란 수식어가 부끄러울 정도로 크고 작은 논란으로 위상이 땅으로 떨어졌고, 여기에 ‘대전예술가의집’ 명칭 변경 설문조사 조작 사실과 임직원들 폭행 사건까지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망신살을 사기도 했다.
지역 문화예술 단체 역시 문화예술 관련 예산이 줄고, 대전지역 문화예술계를 움직이는 한 해 살림을 결정짓는 각종 공모사업의 절차도 늦어지면서 지역문화예술계의 활동은 두드러지지 못했다.
지역 문학계는 문학진흥법을 앞두고 정훈 시인의 고택이 철거되면서 문학보존·활성화를 위해 뜻을 모으는 단체를 구성, 지역 문학인 아카이브 보존에 나섰다.
지난 7월 지역 문인들의 사수 노력에도 불구, 정훈 시인의 고택이 철거돼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성과 더이상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해 ‘대전문학진흥협의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대전의 대표 공연기관이 대전예술의전당은 일부 직원들이 연가·조퇴 등 복무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고 출장계를 내고 서울지역 대학원에 다녀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밖에 올해 지역에는 비엔날레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대전시립미술관의 ‘프로젝트대전 2016: COSMOS’, 대전의 역사적인 근대 건축물인 ‘옛 대전부청사’ 민간 매각에 따른 철거 위기 등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역 한 문화계는 “올해 지역 문화·예술계를 다각도 나타난 문제점을 살펴 정리한 의견을 바탕으로 지역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길 바란다”며 “고급문화보다는 경계를 허무는 문화예술공간이 잇따라 문을 열고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춰 대중문화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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