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충청대망론..반기문 ‘개헌카드’
정운찬 ‘반기문 연대 가능하다’..안희정 야권 심장부 ‘호남’ 투어
‘조기 대선’의 막이 곧 열릴 전망인 가운데 충청대망론 주자들의 대권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본격적인 세(勢)불리기 경쟁에 나서는 한편 충청 잠룡들 간 견제와 연대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최근 “국가 발전에 제 한 몸 불살라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강력한 대권 의지를 표명한데 이어 ‘개헌 카드’를 꺼내들어 대권 행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충북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경대수(증평·진천·음성),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이종배(충주) 의원은 반 총장이 “개헌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한 식당에서 반 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반 총장이)대선 이전 개헌이 어렵다면 차기 대통령 임기 초에라도 이뤄져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또 총선과 대선 시기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 총장이 ‘유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최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아들의 골프장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정하며 상세히 해명했다고 한다.
반 총장의 개헌 카드는 개헌을 고리로 뭉치고 있는 여야, 제3지대 인사들에게 ‘개헌 찬성’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는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상관없이 대권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대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 전 총리는 내년 1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대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다.
또 최근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 운영과 올바른 방향 등을 제시했다. 사실상 대선 공약집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같은 충청 출신인 반 총장을 향해선 ‘밀당’을 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반 총장에 대해 “외국에 너무 오래 계셔서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신지 궁금하다”고 꼬집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함께 잘사는 동반성장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면 누구의 도움도 거절할 이유가 없다”며 반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다른 곳보단 정치적 방향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충청대망론 실현의 야권 기수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야권 심장부인 광주에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섰다.
28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찾은 안 지사는 지역 원로와 핵심 당원, 언론인 등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는 등 대권 행보를 이어갔다. 그동안 강연이 일정 중심이었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국민의당과 새누리당 탈당 비박계가 합치려는 것은 또 다른 3당 야합이라고 본다”, “호남의 정신은 김대중 따로 노무현 따로일 수 없다” 등 정치색 짙은 멘트를 쏟아내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 혁신과 통합 작업 전면에 나서며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확장하고 있고,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당 경선 준비 작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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