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내부자들 각각 '5관왕'
김환희, 연속 5번 무대 오르기도
▲주조연상 후보자가 대거 불참을 통보한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제53회 대종상 영화제 레드카펫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총 23개 부문 중 '내부자들'이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을 휩쓸며 5관왕에, '곡성'이 신인여자배우상, 촬영상 등을 수상해 마찬가지로 5관왕에 올랐다. '덕혜옹주'는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동시에 석권해 4관왕을 달성했다.
짧은 준비 과정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제53회 대종상 영화제를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 릴레이 '대리수상'
배우들을 비롯한 영화인들의 불참으로 끊임없이 대리수상이 이어졌다.
'곡성'의 경우 유일하게 참석한 배우 김환희가 연속해서 무대에 올라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밖에도 여우주연상, 신인남자배우상, 남녀조연상 등 주요 부문 수상자들이 참석하지 않아 대신 올라 온 관계자들이 “상을 잘 전달하겠다”는 간단한 수상 소감이 이어졌다.
'덕혜옹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손예진 측 관계자는 “촬영 스케줄 때문에 불참하게 됐는데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달라더라”는 손예진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처음 대종상 시상식에 참석하기로 했던 손예진은 최종적으로 불참 소식을 전했다.
대리수상이라 긴 소감이 없어, 시간을 채우기 위해 MC 김병찬, 공서영, 이태임 등이 무대에 올라선 김환희에게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인기상을 받으러 직접 올라 온 이범수 역시 수상 소감을 마치고도 질문을 받아 좀 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 '참가상' 아닌 '참가상'
참석한 후보 영화인들의 인원이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상은 '참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주요 부문에서는 '내부자들'의 배우 이엘이 참석한 여우조연상을 제외하면 대체로 상을 받기 위해 참석한 배우들과 영화인들에게 상이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유일한 참석자인 이병헌에게 돌아갔고, 최우수작품상·감독상·시나리오상은 우민호 감독이 수상했다. 이범수 또한 인기상 수상자로 참석했다.
보통 이 같은 시상식에서는 한 해 동안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친 후보자들이 수상자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박수를 보내지만 그렇지 못해 더욱 씁쓸함을 남겼다.
◇ '촌철살인' 소감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제작자 김원호 대표는 무대에 올라 대종상과 이 시대를 향한 날카로운 소감을 남겼다.
우 감독은 “감독이 신기가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무당도 아니고 신기는 없다”면서 “이전 작품들의 성적이나 작품성이 좋지 않아 감독 일을 그만둘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정말 배우들과 스태프들 덕분에 이렇게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재치있는 소감을 전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열린 시국에 이 같은 상을 받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대종상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내부자들'이 계속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있는데 이런 시국에 이런 상을 영화가 받게 되는 게 마음이 무겁다. 유시민 작가가 한 말 중에 나쁜 바이러스가 사람 몸에 들어오면 그걸 잘 이겨내고 극복해서 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종상과 대한민국이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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