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로 외벽체와 천공 모식도. 콘크리트 외벽체의 두께는 40cm이며, 천공 직경은 10cm이다. 천공은 하나로 외벽에 약 1800여개가 생긴다. |
방사능 노출 위험있는 외벽체 현장에 방치
천공 부분 완전 진공 상태 돼야 하지만…
건설업계 관계자 “상이한 재질 간 밀실 상태 유지 어려워”
하나로 원자로 내진 보강 작업은 하나로 방사선관리구역 내에서 이뤄진다는 특수성 때문에 언제든지 방사능 노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는 지난 22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하나로 원자로의 내진 보강 작업 현장을 확인했다.
우선 공사 현장 입구에는 공사 중 발생한 하나로 외벽체가 일반 파란 비닐에 덮힌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하나로에서는 두께 40cm의 외벽체에 직경 10cm의 구멍 1800여 개를 뚫어 수천 톤에 달하는 H빔(H-beamㆍ철 구조물)을 붙이는 방식으로 내진 보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천공되고 남은 1800여 개의 외벽체(부피:약 5.652m³=1ℓ 생수 5652개) 잔해가 고스란히 공사 현장에 남게된다.
하나로 외벽체는 일반 건축자재가 아니다.
원자력안전법 제2조 제16호에 따라 ‘하나로 방사선관리구역’은 원자로건물 외벽체 내면의 안쪽으로 지정돼 있어 외벽체 내면의 안쪽은 방사능 노출 위험이 있다.
천공하고 남은 외벽체 중 내측에 해당하는 벽면이 방사능 오염이 됐을 여지가 농후한 것이다.
외벽체를 비롯해 이 구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방사성폐기물 분류 및 자체처분 기준에 관한 규정’에 따라 처리된다.
당시 본보가 확인한 외벽체는 최종 방사능 노출(오염) 수위가 최종 평가되지 않은 상태였다.
최종 평가는 공사가 완료된 후 이뤄지는데, 이 때 방사능 노출 수위가 높게 나올 우려가 있는 것이다.
원자력연은 “공사 전 원자로 내부 시설을 제염하고 현재 원자로가 운영 중이 아니기 때문에 외벽체로 작업자나 주민이 방사능에 노출될 위험은 없다”는 입장이다.
외벽체 외에도 하나로 내부에 설치됐던 비계, 합판, 작업자들의 공구, 고무장갑 등도 점검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 밖에 외벽체에 생긴 구멍이 완전히 밀착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공사 절차 중에는 천공된 구멍을 새로운 자재로 메우고, 하나로 외부와 내부와의 단절을 확인하고자 메워진 구멍이 진공상태인지를 점검하는 과정이 있다.
그러나 구멍을 메웠음에도 충전된 자재가 진공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쉽게 부서지는 결과를 얻었다는 관계자의 이야기가 최근 제기됐다.
기존 벽체와 완전 밀착하지 못하고 새로운 충전재가 쉽게 부서지는 것은 내진 공사 이후 지진이 발생해 건물에 진동이 가해지면 내부 충전재는 부서질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본래 외벽체를 뚫고 그 자리에 같은 자재를 사용해 완전한 밀실(진공)을 보장한다는 것도 어려운데 다른 자재를 이용해 완전한 밀실을 보장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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