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원자로 내진 공사가 일반적인 ‘공사 설계→검증→착공’ 단계가 아닌 ‘공사 설계→착공→검증’ 단계 순으로 진행된 것이 확인됐다.
하나로 원자로 외벽체에서는 10cm에 달하는 구멍 1800여 개를 뚫고, 다시 메워 수천 톤의 H빔(H-beamㆍ철 구조물)을 벽체에 고정하는 방식의 내진 보강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Hybrid Truss(하이브리드 트러스)’ 방식으로 원자력발전소 구조물을 내진 평가하는 업체 ‘제이스코리아’가 작년 구조 계산을 통해 하나로 내진 보강 작업에 적합하다며, 설계한 방식이다.
이 방식은 작년 말에 완성됐다.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월 25일 하이브리드 트러스 방식을 토대로 공사를 진행할 업체로 동아건설산업㈜를 선정했다.
원자력연과 동아건설산업은 지난 2월 3일 공사계약을 체결했고, 15일 착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시 하이브리드 트러스에 대한 ‘실험 검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실험 검증은 구조 계산을 통한 설계보다 현실성 있도록 실제 현장과 비슷한 조건의 실험 상황을 만들어, 실제 힘을 가하는 등의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 트러스에 대한 실험 검증은 착공이 진행된 지 약 보름 후인 지난 2월 말 비영리법인인 건설인프라운영원(현 국토교통연구인프라운영원)에게 맡겨졌다.
원자력연은 착공 후에서야 실험 검증에 나설 업체를 찾아 나선 것이다.
건설인프라운영원은 명지대 하이브리드구조실험센터에서 설계 방식에 대한 검증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이 공식적으로는 검증을 완료한 날은 지난 5월 4일이다.
즉, 공사가 진행된 지 약 두 달 정도 후에서야 내진 보강 방식이 실험 검증을 받게 된 것이다.
검증 방식에 대한 몇 가지 의문도 존재한다.
실험 검증은 하나로의 기둥과 외벽체와 비슷한 실험체를 만들어 하이브리드 트러스 내진 설계를 작업하고, 적정 하중을 가해 파괴하중이 설계와 예측한 허용 값 이상을 만족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적정 하중을 가하는 것은 실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받는 힘(양쪽으로 흔들리는 힘)에 대한 검증 결과와 완벽히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 노후된 하나로 외벽 조건이 실험체에 고려가 됐는지에 대한 여부도 중요한 대목이다.
국내에서 원자로 외벽체 내진 설계 사례는 하나로가 처음인 만큼 검증 시기나, 검증 방법이 더욱 깐깐히 진행됐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이에 원자력연 관계자는 “착공에 들어간 후, 시공을 위한 준비 작업을 수행하며 검증 결과가 나오길 기다렸다”면서도 “하나로 내진 설계 방식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내진 보강 공사 인허가 신청해 승인 받은 사항”이라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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