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을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와 같은 공공기관의 지위를 이용한 범죄는 무조건 신뢰하면서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돈을 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대전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는 대전시의원 비서로 특별채용하겠다며 조선족 여성을 상대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A씨(49·여)를 구속하고, 달아난 이모씨 등 2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를 사칭한 A씨 등은 지난해 3월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조선족 여성 B(42)씨에게 “최종 학력을 고등학교 졸업으로 세탁해 대전시의원 비서로 특별 채용하겠다”고 속였다.
A씨 등은 이어 B씨에게 위조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한 고등학교 졸업증명서를 건네주고, 발급비용 명목으로 9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현지 조선족이 가담해 국내 사정에 어두운 조선족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2년에는 중국 공안을 사칭해 수억여 원을 편취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중국으로 유인, 공안을 사칭해 붙잡아 석방 조건으로 2억 5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피의자 C씨(49)를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C씨 등 3명은 평소 알고 지내던 대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피해자 D씨(52)에게 중국 무료 골프여행을 가자며 유인했다.
이들은 2012년 7월 중국 요녕성 선양시 한 호텔에서 D씨에게 북한산 마약인‘어름’과 유사한 담배를 피우도록 했다.
중국 공안(가짜)을 사칭해 마약 혐의로 D씨를 체포한 후 석방을 위해 공안 간부에게 뇌물을 줘야한다고 속여 2억 5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현지 조선족들과 짜고 가짜 공안 및 통역 역할을 분담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건은 모두 중국 공안과 대전시의원이라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상징성과 우월적 지위에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경찰 당국은 정부나 공공기관이라고 사칭하는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공공기관이라고 하더라고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며 “정부기관, 지자체, 지방의회등 공공기관의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토착형 공직 비리를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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