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청정지역’경남까지 확산…보건당북 긴장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가금류 2600만 마리가 살처분되는 등 피해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의심 신고가 감소세를 보였으나 ‘AI 청정지역’이던 경남지역에서 마저 신고가 잇따라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경남 양산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AI(H5N6)가 검출된데 이어 25일 경남 고성 육용오리 농장 등에서 의심 신고돼 정밀검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남 지역에서는 이미 야생조류 시료 2건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난 바 있다.
이 처럼 고병원성 AI가 확산되면서 피해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0시 현재 AI로 확진됐거나 예방적 살처분 조치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는 2614만 마리(531농가)로, 이 중 산란계가 2041만 마리(78.1%)ㆍ오리는 213만 마리(8.1%)로 나타났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최초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 40일 만에 국내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의 15.8%가 도살된 셈이다. 피해가 사상 최대 규모다.
가금류별로 보면 닭 농가 피해가 전체 도살처분 마릿수의 8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는 계란 수급 문제와 직결되는 산란계의 경우 전체 사육 대비 26.9%에 해당하는 1879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는 절반에 가까운 37만8000마리 살처분됐다.
오리는 211만5000 마리로, 전체 오리 농가의 24.1%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경남 양산과 고성 지역을 포함한 AI 바이러스 신고 건수는 114건이며, 100건이 확진됐다. 조사중인 나머지 14건도 확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AI 양성판정 농가는 260곳에 달하고, 45농가는 검사중이다.
발생 지역 역시 8개 시ㆍ도, 32개 시ㆍ군으로 늘었다. 도 단위로 보면 경북과 제주에서만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야생조류 포획이나 분변 채취 과정에서 AI로 확진된 사례는 29건(H5N6형 28건, H5N8형 1건)이다.
농식품부는 AI 피해가 확산됨에 따라 살처분 작업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각 지자체 산하 보건소별로 작업현장 인근에서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조치하고, 국방부와 협조해 도살 처분된 가금류 매몰, 폐기, 사료 등 잔존물 처리 작업에 군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살처분 농장 주변에 이동 통제선을 설치하고 외부 물품 반입 등을 위한 안전구역을 설정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또 연말연시를 맞아 해맞이 행사, 설 등 유동인구로 인해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국민에 주요 철새 도래지 및 농장 출입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세종=백운석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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