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기문 검증TF’ 추진
與 잔류파-신당파 모두 ‘방패막이’ 자임
야권이 26일 유력 대권주자 급부상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일각에서 제기된 ‘23만 달러 수수의혹’을 꼬집고 ‘촛불민심’ 등 국내 정치현안을 에둘러 반 총장의 정치력 부재를 질타했다.
이같은 야당의 칼날 검증에 반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여권 분당 위기 속에서도 잔류파와 신당파 모두 방패막을 치는 데 주력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6일 반 총장의 ‘23만 달러 수수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해명이 납득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수사해 그 결과를 발표해 주는 것이 당연히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에게 할 도리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신력 있는 언론에서 제기했고, 또 반 총장 측에서 해명했다 하더라도 만약 국민이 미흡하다고 느낀다면 반 총장 스스로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해명 혹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겨냥, “촛불 하나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몸을 불사르느냐”고 비판했다.
이는 반 총장이 지난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한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노 원대대표의 발언을 두고 반 총장이 평생 국제공무원 신분으로 지냈으며 최근 10년간은 대부분 시간을 해외에서 지냈던 터라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이해와 정치력 부재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각에서 이는 반 총장을 ‘거목’이라며 우상화하는 움직임을 경계했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거목은 산을 지킬 때”라며 “크고 거대한 ‘거목’은 산을 지키고, 지금은 국민 곁에서 ‘아랫목’을 따뜻하게 해 줄 땔감 같은 사람이 필요할 때”라고 적었다.
반 총장은 그러면서 반기문 총장 팬클럽 ‘반딧불이’ 충주시지회가 반 총장을 일방적으로 칭송하는 ‘거목 반기문’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는 기사를 링크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당내에 반 총장 검증전담팀인 이른바 ‘반기문TF’(태스크포스)를 추미애 대표 직속에 두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는 반 총장 ‘엄호’에 두팔을 걷어붙였다.
반 총장이 귀국 이후 서로 자기 진영으로 올 것이라는 나름대로 기대감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주류측인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임기가 끝나지 않은 자국 출신의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무차별적 흠집 내기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자랑이고 미래세대에 위인으로 기억될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무책임한 의혹 공세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것”이라며 무책임한 의혹제기를 비판했다.
(가칭)‘개혁보수신당’ 창당에 합류한 비주류 김성태 의원도 전날 “팩트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로 줬다는 사람도 받았다는 사람도 없는 의혹 제기에 민주당이 이때다 싶어 부화뇌동하고 나섰다”며 “박연차 게이트의 몸통이었던 당이 인제 와서 다시 그 망령을 끄집어내는 것은 후안무치”이라고 비난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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