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계란 한 판(30개) 소비자 가격은 7124원으로 지난달 5420원과 비교할 때 무려 31.4%나 올랐다. aT가 달걀 값을 집계한 지난 1996년 이후 달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대전 오류동 하나로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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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 판 7124원… 지역 영세상인 계란 메뉴 없애기도
27일 맥주값 인상 등 생필품 잇따라 올라 주부 한숨
“오늘은 계란프라이 서비스 없어요?”
대전 태평동에서 백반 집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매일 7가지의 반찬을 푸짐하게 내놓아 ‘손 큰 이모’로 불린다. 손님 한 명당 계란프라이 한 개는 이 집만의 특별 서비스였다. 하지만 AI(조류인플루엔자)가 불어 닥치면서 이젠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정모씨는 “한 끼 백반 6000원에 계란 서비스까지 하면 도무지 남는 게 없다. 이러다 인심마저 잃을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계란이 금값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고달파지고 있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계란 한 판(30개) 소비자 가격은 7124원으로 지난달 5420원과 비교할 때 무려 31.4%나 올랐다. aT가 달걀 값을 집계한 지난 1996년 이후 달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현재 AI로 확진됐거나 예방적 살처분 조치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 수는 2614만 마리로 이 중 닭 농가가 81% 차지한다.
AI가 확산되면 계란 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영세 상인들은 계란이 쓰이는 메뉴를 없애거나 잠시 가게 문을 닫을까 고민하고 있다.
은행동에서 토스트를 팔고 있는 김모씨는 “2000원짜리 토스트에 비싼 계란을 넣으면 인건비조차 안 남는다. 그렇다고 토스트 값을 올리기도 쉽지 않아 아르바이트생을 줄여야 하나 고민”이라고 했다.
오리요리 전문점도 직격탄을 맞긴 마찬가지다. 대사동 소재 A 오리백숙 식당은 손님 발길로 바쁠 점심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청탁금지법에 이어 AI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반토막이 난지 오래다.
A식당 업주는 “해마다 AI 난리를 겪는 게 너무 힘들다. 오리고기를 익혀 먹으면 인체에 해가 없다는 설명도 소용없다. 다른 업종으로 바꾸든지 새로운 메뉴를 추가해야겠다”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라면과 맥주 등 서민식품 가격도 가파르게 치솟아 주부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7일부터 전체 맥주 브랜드 출고가격을 평균 6.33% 올린다. 앞서 농심은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4%, 콜라와 환타 가격은 평균 5% 인상됐다.
대전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09.77로 지난해 이맘때 대비 0.8% 상승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주부 고모(43)씨는 “마트에서 식재료 몇 개만 골라도 5만원이 훌쩍 넘는다. 물가는 매년 오르고 있는데 남편 월급은 늘 제자리라 장을 볼 엄두도 내지 못 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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