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은 국가통계 3004만, 충남도 4607만, 전수조사 6000만 마리
전국 살처분율 11% 이하인데도 16% 이상으로 과장돼
시장에 잘못된 신호…폭리와 사재기에 소비자와 농민 골탕
‘심각’단계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진실이 왜곡 과장되고 있다. 정부의 가금류 기초통계가 현실과 터무니없이 차이나 부실통계를 바탕으로 예측과 진단, 처방이 진행되면서 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통계의 오류가 현실을 왜곡시켜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냄으로써 사재기를 부추기는 등 소비자와 농민과 피해를 보는 국가적 촌극마저 우려된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의 기타가축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길러지는 닭과 오리, 칠면조, 거위, 메추리, 관상조, 타조, 꿩 등 가금류는 모두 1억6413만 마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난 9월 말 기준 닭(1억4627만마리)과 오리(877만마리)는 모두 1억 5504만 마리로 집계됐다. 이 같은 통계를 기초로 충남에서는 닭 2966만 마리와 오리 37만 마리가 사육되는 것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충남도가 지난 6월 조사한 도내 가금류 사육현황은 닭 4543만 마리, 오리 64만 마리 등 모두 4607만 마리로 농림부와 통계청 조사 대비 무려 53.4%나 차이 졌다.
더욱이 최근 AI 발생과 함께 충남도가 도내 15개 시군과 공동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도내 닭과 오리 사육두수는 모두 6000만 마리로 늘어났다. 정부가 조사한 지 불과 3개월도 되지 않아 사육두수가 무려 2배나 늘어나 국가통계가 엉망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은 전국이 비슷한 것으로 충남도 조사결과 확인됐다. 충남도는 정부통계와 현지조사가 너무 차이 지자 이 같은 통계오류를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에서 전국에서 실제 사육되는 닭과 오리는 2억2000만 마리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 조사가 이뤄지면 이는 더욱 차이가 벌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정부가 엉터리 통계를 살처분에 대비해 자료로 공개함으로 엉뚱한 대책과 매점매석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4일까지 AI확산으로 살처분한 가금류를 2500만 마리가 넘어선 것으로 발표했고, 이를 정부통계에 대비하면 전국의 살처분율은 16.1%에 달한다. 반면 전수조사를 대입하면 11.3%로 5%포인트의 차이를 보인다.
이 같은 통계 오차는 산란계에서 더욱 차이져 계란 사재기와 대책 없는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통계가 엉망인 것은 닭은 3000마리, 오리는 2000마리 이상 농가만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이다. 소규모 산란계 농장 대부분이 조사에서 제외돼 올바른 계란 수급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양계조합 관계자는 “AI 심각단계라는 국가적 위기에 부실한 국가통계는 어이없다”며 “정부는 엉터리 통계를 내놓고 대형유통업체는 불안 심리를 이용해 폭리를 취해 결국 소비자와 농민피해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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