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꿈틀대는 충청대망론 ‘이번엔 진짜다’
‘충청대망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 그동안 뜬 구름이라는 정치적 냉소를 벗어나 그 실체와 파괴력을 정치권에 똑똑히 보여줬다. 영호남 패권주의로는 대한민국의 발전이 어렵다는 큰 그림을 담은 충청대망론은 지역과 중앙 정치 무대에서 뜨거운 화두였다.
충청대망론을 꿈꾸는 대권 잠룡들이 한둘이 아닌데다 이들의 인물경쟁력 또한 강해 충청에선 기대감을, 타 지역에선 우려감과 부러움을 자아냈다.
‘화합의 기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시대교체’를 선언한 안희정 충남지사, ‘동반성장’의 꿈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표밭이 넓어진 것도 충청대망론 실현 기대와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과 대구·경북권을 넘어서면서 충청은 명실상부 국토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정치 주역이 되어보자”는 지역 여론은 충청대망론을 다시 불붙게 했다. 최근 충청과 중부권을 합치는 ‘중부권 대망론’으로도 이어져 대선 정국을 뒤흔들 전망이다.
2.20대 총선, 충청권 정치지형 변화 신호탄
제20대 총선은 충청권 정치 지형 변화를 불러왔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더불어민주당의 추격을 허용하면서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충청권 27개 의석 중 14석을 차지했다. 12석을 가져간 민주당보다 의석수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선거구 곳곳을 들여다보면 초라한 성적표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해찬 의원(세종)은 총선이후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먼저 선거구 획정으로 늘어난 3곳을 민주당에게 모두 내줬다. 대전 서구(갑·을)와 유성구(갑·을)에서 패배하며 충청 정치중심지, 대전에서의 주도권도 빼앗겼다.
충남에서도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던 이인제(논산·계룡·금산), 김동완(당진) 후보의 패배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모두 석권한데 이어 총선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선 가도에 청신호를 켰다.
충청권이 그동안 강한 보수 색채를 보였던 만큼 이번 총선이 진보 성향 변화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챙겼다.
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첫 발’
글로벌 수준의 기초과학을 선도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이 지난 6월 마침내 첫 발을 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본원 건립 기공식을 갖고 엑스포과학공원 부지에서 첫 삽을 뜻 것이다. 과학벨트 입지가 결정된 지 5년만이다. 중이온가속기 부지조성도 올 1월 시작된 데 이어 IBS 본원 건립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만큼 이 사업은 우여곡절이 적잖았다.
과학벨트 사업은 지난 2011년 1월 과학벨트특별법 제정과 맞물려 시작됐고, 같은해 5월 대덕특구가 거점지역으로 지정됐으나 부지매입비 부담 주체 문제를 놓고 정부와 대전시가 대립하며 지연됐다. 2013년 8월 중이온가속기 부지는 정부가 매입하고, IBS 부지는 시가 무상 제공하기로 합의하면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었다. IBS 본원에는 사업비 3157억원이 투입되며, 내년 11월까지 연구동과 실험동 등이 조성되는 1단계와 오는 2021년까지 추가 연구시설을 구축하는 2단계 사업으로 나눠 진행된다.
4. 봉산초 부실급식 논란 … 급식단가 500원 인상
지난 6월 대전봉산초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한 급식사진이 공개되면서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혔었다. 깍두기 한개와 단무지 한개, 그리고 꼬치와 우동으로 보이는 음식 등 한창 자라나는 학생들이 먹는 급식이라고 하기엔 매우 부실한 급식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대전교육청의 특별감사 결과, 전국민의 공분을 산 봉산초 부실급식 사태는 영양교사와 조리원의 갈등과 학교, 교육청의 관리부실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봉산초 부실급식 사태 이후 급식단가 인상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고, 교육청은 전국 평균 2980원에도 한참 못미치는 급식단가(2350원)를 5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대전시와 무상급식 분담비율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당초 예정됐던 교육행정협의회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이후 시와 교육청은 서로 의미없는 힘겨루기 끝에 무상급식 분담비율을 기존 시 50%, 교육청 30%, 자치구 20%에서 시 40%, 교육청 40%, 자치구 20%로 조정하기로 하고, 급식단가 500원 인상 및 중학교 3학년 무상급식에 합의했다. 그러나 시와 교육청이 학생을 볼모로 갈등을 빚으면서 쓸때없는 비난을 자처했다는 지적이다.
5.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추진 계획 철회
지난 9월 대전시는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청호 수원에 녹조 등이 발생해 수돗물 고유의 냄새와 맛을 없애는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재원을 마련키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건설·계룡건설산업 등이 참여한 KIAMCO 컨소시엄이 지난해 8월 시에 고도정수 현대화시설 민간투자사업을 제안한 것도 추진의 한 이유였다. 방식은 민간업체가 건설하고 소유권은 지자체가 갖지만 일정 기간의 운영권을 민간업체가 맡아 수익을 얻는 BT방식이었다.
그러나 민간투자는 수도 민영화 논란으로 이어졌다. 민간에게 상수도 운영권을 넘길 경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논리에 따라 수도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시는 요금 결정권이 시장에게 있고, 민영화가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시민단체와 시의회가 반대한 데 이어 끝내 민영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권선택 시장은 지난달 9일 민간 투자를 철회하고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 권선택 대전시장, 무죄취지 대법원 파기환송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지난 8월 26일 권선택 대전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을 놓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는 내용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했다.
권 시장이 구성했던 포럼은 유사기관 설치나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권선택 시장에게 적용된 선거법상 유사기관 설치 및 사전 선거운동 부분에 대해서는 “(선거법에서) 금지되는 선거운동에 관해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는 내용의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활동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성립 여부에 대해 고등법원에서 추가심리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포럼 구성에 대해 “피고인들이 계획한 내용이나 실제로 한 주요 활동들은 선거일에서 멀리 떨어진 시기에 이루어진 일이고, 피고인들이 명시적으로 대전시장 선거에서 피고인 권선택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행위가 있었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7. 세종 공무원 아파트 불법전매
일부 공무원이 특별분양 받은 세종시 아파트를 불법전매한 정황이 드러났다. 대전지검은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불법전매 수사를 진행해 지난 7월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인 등 27명을 불법전매 알선(주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세종시 아파트를 특별 혹은 일반 분양받은 공무원, 일반인과 매수인을 연결한 혐의다. 검찰은 세종시로 이주한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특별분양을 받은 후 입주하지 않고 분양권을 되팔았다는 의혹이 일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불법전매 행위가 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세종시 중개업소 30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중개업소 실물 거래내역과 휴대전화 통화기록, 컴퓨터 보관문서 등을 분석했다. 수사과정에서 불법전매를 한 것으로 보이는 공무원 수십명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대전지검은 지난 10월 말까지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불법전매 등 부동산투기사범에 대해 집중 수사해 총 210명을 입건했다.
8. 대전 사용후핵연료 이송
대전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가 1699봉(3.86t) 규모로 드러나면서 ‘원자력 안전’문제가 지역 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88년부터 타지역에서 대전지역으로 사용후핵연료가 이송됐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던 지역민들은 정부에 대해 큰 불신감을 보였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핵연료봉은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보관 중인데, 이 곳은 구즉·관평·전민동과 인접해 반경 2㎞ 내 주민 3만8000여명, 학생 7000여명의 생활권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내 원자력 규제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로부터 안전하게 검사와 관리를 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역민들의 원성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이후 시민단체는 물론 유성구도 핵연료 보관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비쳤으며, 대전지역 국회의원은 긴급하게 모여 ‘원자력 안전’에 대한 감담회를 열고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9.기대이하 성적 … 대전 프로 스포츠팀 수난시대
올 한해 대전 연고 프로 스포츠팀들은 기대의 못 미치는 성적으로 수난을 겪었다.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포스트시즌 탈락의 쓴맛을 봤다. 막대한 투자에도 9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히 김성근 감독의 선수단,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한 비난 여론까지 일어나며 곤혹을 치렀다.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은 올 시즌을 1부리그 승격을 위해 몸부림쳤지만 실패했다. 시민구단으로 한정된 예산과 해마다 수장이 바뀌는 비효율적인 운영이 되풀이되면서 축구특별시 명성은 옛 이야기가 됐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블루팡스는 2015-2016시즌에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전 진출 실패라는 아픔을 맛봤다. 외국인선수에 대한 몰빵배구의 한계를 드러내며 체질개선의 길로 내몰렸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2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트라이아웃제도로 외국인선수의 공격력이 떨어진데다 국내 선수들이 경험 면에서 부족함을 나타내며 단 7승(23패)만을 거뒀다.
10. 전국 고병원성 AI 공포확산
▲ 연합DB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AI 방역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시키고 추가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전남과 충북의 양계 농가에서 AI 의심신고를 접수한 이후 한 달여간 AI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충남 천안, 충북 옥산 등 전국 8개 시·도에서 가금류 2000만 마리 이상이 도살 처분됐다. 전체 가금류의 13%수준으로 사상 최고 처분량을 갱신했다. 100여 건이 넘는 의심신고가 계속해 접수되면서 지자체에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농가는 물론 인근 농장의 가금류를 처분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AI 사태로 달걀 수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달걀 한 판이 1만원을 수준으로 오르면서 가공식품 값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서민들의 가계경제에 미칠 피해도 불가피하다.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지면서 당분간 AI 공포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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