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여만원 혈세 낭비 우려에도 종합적 실무결정 결론
세종시의회 보람동 신청사 입주를 놓고 시와 의회 간 불통 협의로 시민들의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시 감사위원회가 예산 등의 문제로 이달 중순 신청사로 이사를 계획했지만, 시의회와 사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입주 시기가 수개월 늦춰지면서다.
25일 세종시와 시의회, LH세종본부에 따르면 시의회 새로운 청사가 지난달 30일 총사업비 140억원 들여 지하 1층 지상6층(연면적 8477㎡)의 규모로 건립됐다. 하지만, 신청사는 3개월간 텅 빈 공간으로 남아 있게 됐다.
시의회가 층별 원활한 업무공간 배치와 인테리어 작업, 시험가동 등이 필요한 만큼 내년 2월 초 입주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층별 배치를 보면 1층은 홍보관과 기자실을 두고 2층부터 5층까지는 시의회가 사용하는 의장실, 부의장실, 의원실 사무처, 본회의장 등으로 했다. 6층은 그동안 세종시 청사 공간 부족으로 LH세종본부 월산 사옥에 임대해 사용한 감사위가 들어올 예정이다.
문제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임대료로 막대한 지출 비용을 내는 감사위원회다. 현재 감사위는 LH로부터 월산 사옥 임대보증금 11억6200만원에 9개월간 계약을 맺었다. 이와 함께 공과금과 인건비, 비품관리비 등으로 월 800여만원 넘는 지출을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당초 지난 15~16일 계획대로 이사를 진행했다면 내년 2월 말까지 이자 등을 포함한 3000여만원에 달하는 혈세가 낭비되지 않는다.
이를 감안해 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LH와 임대차계약을 이달 중순까지로 하고 해지 의사를 밝히며 공문을 주고받았다. 단, 의회가 이달 신청사로 이전한다는 전제로 했다.
하지만, 정작 의회는 이런 내용을 전달받지 못하면서 당초 계획대로 입주를 추진하고 있다. 시의 미숙한 업무처리로 시민들의 세금 낭비를 막지 못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의회가 환경 호르몬 문제도 있고, 회의실 등 작업이 늦어져 입주가 미뤄지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어 여러 가지 요인을 종합해 내린 실무적인 결정”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정작 의회는 예산 등의 문제로 이전을 서둘러야 했다면 일정 조정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감사위가 6층을 사용하는 만큼 보안시스템 등에 대한 문제가 있어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준일 의장은 “시와 감사위에서 12월에 들어온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세금이 사용되는 만큼 협의가 있었다면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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