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시기, 결선투표제엔 의견 엇갈려
‘文 대 非文’ 전선형성, 경선 ‘화약고’ 되나
개헌 논쟁이 내년 초부터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야권 대선경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야권 잠룡들이 개헌과정에서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만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 개헌시기 등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지지율 선두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나머지 주자들이 대립하는 ‘문(文) 대 비문(非文)’ 구도로 받아들이며 경선과정의 ‘화약고’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바람직한 권력구조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또 국민 기본권 강화와 지방분권 강화, 중대선거구제 개편, 투표연령 인하 등이 실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4년 중임제를 지지하는 이 시장은 지방자치 강화를 이루는 분권형 개헌을 내세우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방분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중앙정부의 예산권 등을 국회와 지방정부에 나누는 방식으로 대통령 권한을 덜어내자는 취지로, 권력구조 자체가 ‘분권형 대통령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복지 강화와 지방분권을 개헌의 화두로 내세우고 있으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독일식 내각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지방분권을 개헌 핵심포인트로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개헌 시기와 대통령임기단축, 결선투표제 등과 관련해선 잠룡별로 입장이 다르다.
경선과정에서 야권의 불협화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문 전 대표는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차기 정부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 명확하다. 안 전 대표와 이 시장 역시 같은 의견이다.
박 시장은 ‘2019년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김 의원과 손 전 대표는 지금 당장 개헌 논의를 시작해 개헌해야 주장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결선투표제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결선투표제는 일정한 득표수 이상에 도달한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며 1~2위가 다시 한 번 선거를 치르는 제도로 이번 대선판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이슈다.
문 전 대표는 결선투표제 도입 자체에 대해선 찬성하면서도 이를 위해선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 지사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이번 대선부터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에 반대하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해 “기득권 정치논리”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시장은 자신의 SNS에 “결선투표를 도입하는 것이 국민 의사가 대선에 제대로 반영되게 하는 정도”라고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박 시장도 개헌과 별도로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김 의원 역시 즉각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권 잠룡들이 개헌과정에서 지방분권만 공감대를 이뤘을 뿐 나머지 사안에 대해선 입장이 제각각으로 이 부분이 경선과정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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