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 옮겨 행정비효율해소, 민의반영 충실 기대
김부겸, 이상민 등 주장 여권 인사도 촉구
정치권이 개헌정국과 맞물려 행정수도 건설 논의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촉발한 제왕적대통령제 개혁으로 국가개조를 하기 위해 지방분권형 개헌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행정수도 카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만들기 위한 첫단추로 세종시의 국회이전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 잠룡인 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수성갑)은 얼마 전 대전 모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분원 정도의 사고가 아니라 전체를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작했던 행정수도 이전이 세종시의 출현으로 결과 지어졌다”며 “당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위치가 꼭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말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차후 개헌을 통해 대통령이 어떤 권한을 갖느냐에 따라 (국민과 정치권이) 청와대 이전까지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개헌 논의범위의 확장을 역설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개헌논의는 제왕적대통령제 권력을 국회 또는 국무총리에게 나눠주는 데만 함몰돼 있을 뿐이다.
이처럼 중앙집중적 권력을 지방정부 및 의회로 분산하는 지방분권도 개헌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회 및 청와대 이전을 방법론으로 제시한 것이다.
국회의 세종시 이전은 처음 나온 주장은 아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대전 유성을)도 얼마전 본보와 만나 “행정수도가 충청권에 건설돼야 하며 국회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회 소재지가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법률은 없다”며 “국회가 세종시로 옮길 경우 부처 분산으로 인한 비효율을 해결하고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 행정수도 건설 첫걸음으로 국론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국회부터 이전을 추진, 세종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실과 외교ㆍ안보 부처를 뺀 대부분 행정부처가 세종시 입주를 완료한 상황에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인 국회가 서울에 있으면서 심각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한해 동안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의 국회 출장비가 1백억 원이 넘는다는 국정감사 보고가 있을 정도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세종시에 국회가 들어서면 국회의원들의 민의 반영도 충실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권에서도 이같은 부분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올해 제20대 총선에서 국회 세종시 이전을 공약으로 내거는 것을 검토한 바 있기도 하다.
야권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남경필 경기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토균형발전 동력으로 충청권 행정수도 건설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세종시에 국회와 청와대를 이전 실질적인 행정수도를 건설하는 첫단추로 국회이전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개헌 정국에서 충청권이 이같은 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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