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은 ‘산업부-중기청 전통시장 공동사업추진단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디자인적 측면에서 추진하는 데 생각을 모았다.
산업부와 중기청은 세계 유수의 건축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과 합작을 통해 디자인을 핵심 경쟁력으로 하는 전통시장을 주요 권역별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의 ‘마켓홀’이 주요 사례로 손꼽혔다. 이 곳은 글로벌 랜드마크로 발돋움한 전통시장으로 독특한 건물 디자인과 영상물 디스플레이 등으로 하루 2만4000여명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시장으로 정평이 난 전통시장이다.
내년에 선정되는 중기청의 문화관광형 시장에 대해서는 시범적으로 ‘디자인 씽킹’을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한다. 디자이너의 사고방식을 활용해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혁신적 아이디어를 개발해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전통시장 육성책으로 이번에는 디자인적인 방안을 채택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디자인적인 관점에서의 고객의 문제를 분석한다는 데 시민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국내 전통시장을 디자인 접목을 통한 관광지로 활성화할 수 있을 지에 의문스럽다는 얘기다.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정부가 발표했지만 정작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세종지역 전통시장에 방문한 한 시민은 “대형마트가 늘어나면서 저렴한 가격, 제품에 대한 신뢰, 결제 서비스의 편의성, 주차 편리 등의 이점으로 전통시장을 잘 찾지 않는다”며 “찾더라도 명절 때 나름 저렴한 제수용품 때문에 나오는 편인데 디자인적인 관점의 접근은 유명무실 할 것 같다”고
대전의 경우에도, 결국 디자인적인 면과 콘텐츠를 접목한 으능정이 스카이로드가 실패작으로 평가받는 데는 라스베가스의 사례를 벤치마킹했지만 지역 문화와 어울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시장 상인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도 고객이 찾지 않는 병풍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의 작품과 전통시장의 문화가 어떻게 접목할 지 디자이너에게 모두 맡길 수 밖에 없어 부작용이 커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더구나 정부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네덜란드 마켓홀의 경우, 큐브 하우스를 비롯해 펜슬하우스 등 주변의 이색적인 건축물과 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통시장만을 디자인으로 접목된 건축물이나 구조물로 만들 경우에 대해 실제 이 곳과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인프라가 있는 지, 많은 관광객을 수용할 편의시설 방안이 뒤따를 수 있을 지 등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각 시장별로 경쟁력을 갖춘 대표 상품군을 발굴해 창업과 재창업을 유도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며 “시장을 찾는 고객과 시장 상인들의 불편을 찾아내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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