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탈당계 작성…“원희룡 제주지사도 동참”
26년 만에 4당체제, 제3지대-반 총장 연대 가능성 정계개편 신호탄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5명이 27일 집단으로 탈당한다. 충청권에선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김무성 유승민 나경원 의원 등 비박계 의원 31명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해 이같이 결의하고 즉석에서 탈당계를 작성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현역의원 4명까지 포함해 모두 35명이 동반 당을 떠난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성향 정당의 분당(分黨) 사태에 직면한 것으로 향후 대선정국의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분당 결행은 12월 27일 하겠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숫자는 35명으로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분 중에서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31명 외에 탈당 의사를 전한 의원은 심재철 박순자 홍일표 여상규 의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또 원희룡 제주도 지사도 탈당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권영진 대구시장도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 잠룡인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 개혁, 보수 혁명을 통한 정치 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국민이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보수를 새로 시작하도록 밖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김무성 전 대표는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한다”며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을 실망시켰다”고 강조했다.
역대 보수정당에선 1995년 민주자유당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측근 의원 9명과 탈당해 만든 자유민주연합, 1997년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인제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신당 등이 있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처럼 현역 의원 무더기 이탈로 원내교섭단체(20명)를 만드는 분당은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30여 명의 비박계 의원들이 중도보수 성향의 신당을 창당키로 하면서 향후 대선정국은 민주당, 새누리당, 비박계 신당, 국민의당의 4당 체제로 구도가 급재편됐다.
4당 체제는 지난 90년 5월 민정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3당 합당을 통해 허물어진 이후 26년 만이다.
비박 성향 신당출현으로 향후 대선 정국에서 야권 제3지대 세력과의 연대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도보수신당이 정계 개편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국민의당, 그리고 민주당 내 비주류 세력과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집권여당의 분열로 내년 대선판이 요동치는 것으로 대선판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서울=강제일·송익준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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