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탐조프로그램도 대부분 취소…, 지역경제 타격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를 맞아 제야의 종과 해맞이 등 연말연시 행사가 줄지어 취소되고 있다.
농림식품수산부가 AI 방역단계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데다 확산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축산농가와 고통을 나누고 방역을 위해 대형행사가 취소되고 있다.
21일 충남도에 따르면 AI의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천안시와 아산, 서산 등 기초자치단체별로 연말연시 행사를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고 있다.
AI로 직격탄을 맞은 천안시는 시민 2000여 명이 참여하는 재야의 타종식을 취소한 데 이어 1000여 명이 참여할 태조산 해맞이를 취소했다. 이 행사들은 오는 31일 시청 봉서홀에서 송년음악회로 대체된다.
새해 농업인 실용교육도 중단됐다. 다음 달 4일부터 33회에 걸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벌이기로 했던 농업교육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아산시 역시 양계조합 등 농축산업계 관계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온양 2동 남산안보공원에서 열어온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철새도래지 주변의 탐조프로그램도 모두 취소되거나 휴관하고 있다. 예산군은 AI 유입을 차단하도록 지난 19일부터 황새공원을 임시 휴관하고 있다. 앞서 예산군은 황새공원과 방사장 3곳 등 모두 4곳에 대해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해 왔다.
서산시도 버드랜드 겨울 철새 탐조프로그램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대신 전망대에서 담수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철새 관찰만 허용하고 있다.
서천군도 지난달 18일부터 금강하구의 철새 탐조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천수만 철새 도래지인 간월호 주변에는 항공 방역이 시행되고 있다.
철새 탐조프로그램이 대폭 축소되면서 겨울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경제는 울상을 짓고 있다. 철새와의 접근이 차단되면서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연말연시 행사취소는 충북에서도 이어졌다.
8개 닭·오리 농장에서 살처분이 진행된 청주시는 다음 달 6일부터 시작되는 새해 농업인 실용교육을 중단하기로 했다.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교육 일정을 수정할 계획이다.
충북 첫 AI 발생 지역인 음성군은 제야의 타종과 해맞이 행사가 모두 취소했다. 지난달 24일 AI가 발생한 증평군도 해맞이를 취소했다. 괴산군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진천군도 제야의 종 타종식과 해맞이를 모두를 취소했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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