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꾸로수업 연수 |
덤으로 교사 간의 동료애도 돈독해졌고 학생과의 사이도 친밀해졌다.
▲변화의 시작 책읽기=덕산중학교의 교사학습공동체는 가시적으로 조직되기 전인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2학기 덕산중학교가 자유학기제 희망학교로 운영되면서 변화는 시작됐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자유학기제는 교사들에게 많은 고민을 안겼다. 그 중에서도 수업에 대한 걱정은 모든 교사의 공통적인 문제였다. 지금까지의 수업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평가가 달라져야하니 수업의 형태도 달라져야하지 않을까 막연히 불안했다.
그래서 수업 관련 책과 연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지만 그때는 함께 뭔가를 해야된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각자 수업에 대한 책을 찾아 읽고 연수를 들었다. 그래도 읽은 책 중에서 좋은 것은 주위 다른 교사들에게 서로 권하면서 책읽기가 시작됐다.
▲ 공개수업 참관록 |
비로소 교사학습공동체가 조직됐다.
그러나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아직 미숙했다. 1학기까지는 전년도 형태로 독서활동이 지속됐다.
달라진 점은 좀 더 많은 교사가 책읽기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어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그 책에 대한 생각 나눔이 이뤄졌다. 그러면서 함께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비해 독서량이 많아졌다는 말들이 오갔다.
1학기가 끝나가던 중 행복나눔학교인 동성중학교 교사를 강사로 교사대상 자율연수를 실시했다. 강의 내용 중 교사학습공동체 독서동아리 운영 사례가 교사들에게 자극이 됐다.
연수가 끝난 후 우선 두 권의 책을 교사 수만큼 사서 방학 동안 읽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모두가 함께 같은 책을 읽는 일이 시작된 것이다.
그때 읽었던 책이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사토 마나부)와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기시미 이치로)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2학기에는 관계의 교육학 비고츠키, 배움의 공동체, 거꾸로교실, 교실 속 비쥬얼씽킹, 살아있는 협동학습 수업의 질적 접근 등을 구입해서 돌려가며 읽었다.
그야말로 독서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수업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책읽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각자 관심분야의 독서도 늘어났다.
2016년 교육과정을 협의하기 전 겨울 방학 동안 교육과정과 관련된 책을 다같이 읽었다.
▲정기적인 독서 나눔 시간 확보=2016년에는 행복나눔학교로 지정되면서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계획이 수립됐다. 교사학습공동체 안에 세 개의 소모임이 동아리 형식으로 구성됐다.
수업나눔동아리, 독서동아리, 학급운영동아리가 그것이다. 모두가 참여하는 다모임과 달리 소모임은 순수 자율성을 기반으로 꾸려졌는데 전체 교사가 14명에 불과한데 독서모임에 10명이 가입했다.
독서동아리는 매월 1회 정기 모임을 가졌는데 1학기에는 셋째 수요일 오후 3시 반부터 4시 반, 2학기에는 요일을 바꿔 금요일에 모였다. 동아리 성격을 반영해 올해에는 수업과 관련된 도서에 국한하지 않고 회원들이 돌아가며 추천하는 책을 읽기로 협의했다.
▲수업의 변화를 꾀하다=수업에 대한 고민에서 독서가 시작됐던 만큼 수업에도 변화가 시도됐다.
자유학기 희망학교였던 2014년 2학기부터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 다양한 수업 형태가 나타났다.
1학년을 대상으로 했던 이런 시도들은 2015년 행복나눔학교 예비학교로 지정돼 수업관련 연수가 활발해지면서 더 많이 시도됐다.
독서에서 시작된 의식의 변화가 각종 연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돼 덕산중 교사들이 연수에 참여하는 비율이 다른 학교에 비해 높았다.
2015년 12월 16일 협동학습을 주제로한 외부강사 연수는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 연수 직후 협동학습에 필요한 교구를 구입하여 활용하면서 다양한 수업형태도 보였다.
2016년 행복나눔학교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교사학습동아리 수업나눔소모임 활동도 본격화됐다. 14명 중 11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수업나눔은 매월 1회 둘째 주 금요일 오후에 모임을 가졌다.
수업의 어려움이나 특정 학생에 대한 성찰 등 의견을 나누면서 '내 수업에 좀 와서 보고 그 학생에 대해 조언해주세요'라는 의견이 나온 것은 뚜렷한 변화였다.
그러나 여전히 수업공개의 부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1학기에는 결국 학부모와 컨설턴트, 동료교사 대상 수업 공개를 한꺼번에 했는데 동료 교사 사이의 수업 공개는 큰 성과 없이 끝이 났다.
그래도 수업 참관의 관점을 교사가 아닌 학생에게 돌린 것이나 그에 맞게 참관록의 형식을 바꾼 것이 그나마 성과였다. 수업 일기장을 구입하고 활용하기로 했지만 교무행정사 없이 많은 업무 중에 제대로 하기란 불가능했다.
6월 29일 외부 강사를 초청해 '거꾸로 교실 수업' 강의를 들었고, 그 중 일부를 자신의 수업에 접목하는 교사도 생기게 됐다.
2학기에 접어들어 교무행정사가 배치되면서 숨통이 트이자 수업 개선에 대한 열망도 더해갔다.
수업 공개를 일주일 동안 전교사가 하되 이번에는 동료 교사 대상을 중심에 뒀다.
그래서 컨설턴트 의뢰는 별도로 하지 않았고 학부모들을 위한 지도안도 만들지 않았다.
일상 수업을 자유롭게 보고 즉시 수업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우선 개별적으로 보고 싶은 수업은 사전에 수업하는 교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참관하기로 했다.
시작할 때만 해도 여전히 부담스러웠으나 막상 시도해보니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일주일 동안 44부의 참관록이 수합된 것이다.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 보고 쓰고 대화까지 나눈 것이기에 의미가 깊었다.
수업 공개 기간이 끝난 후에도 몇몇 교사들 사이에서는 수업 공개가 계속 이루어졌다. 그러면서 함께 수업나눔을 한 교사들 사이에 동료애도 돈독해졌다.
참관록은 수업공개한 교사에게 모아 배부해 참고하도록 했다.
독서에서 시작한 덕산중 교사학습동아리가 수업의 변화까지 이어지면서 수업공개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데까지는 나아간 것이 성과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교사와 교사, 학생과 교사 사이가 친밀해졌다. 따라서 학생들도 밝고 잘 웃으며 교사 또한 수업하기 좋아졌다.
앞으로의 과제는 배움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수업을 만들고, 모두가 행복한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내포=유희성 기자·도움말=덕산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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