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진 경제부 차장 |
둔산지하상가는 대전시청 북문을 등지고 서서 왼쪽으로는 갤러리아타임월드점까지, 정면으로는 서구청까지의 보라매공원 지하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장기적으로는 북문 오른쪽인 크로바아파트 네거리까지 'T'형 지하상가를 조성하는 게 최종 구상이다.
시청을 기준으로 좌우 측은 지하 1층으로, 정면은 주차장까지 포함해 지하 2층으로 만든다. 총 사업비는 3000억원이 넘고 들어서는 점포도 계획서상 500개(분양·임대 등)는 족히 넘는다. 물론, 사업은 민간이 투자해 건설하고 일정 기간동안 직접 운영한 후 소유권을 넘기는 형태다.
권선택 대전시장도 최근, “내년 초 대전세종연구원의 적정성 검토 결과 등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단순한 돈벌이를 위한 개발사업은 아니라고 믿는다.
조성한 지 35년이 넘은 대전역, 20년을 훌쩍 넘긴 중앙로 지하상가와 '밥그릇' 경쟁을 하는 수준이라면 애시당초 그만두는 게 낫다. 원도심권의 반발 때문에 시작조차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을 대표하는 명소로 조성하겠다는, 전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이곳을 보러 대전을 방문하게 할 정도의 명품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적어도 획일적인 상업시설은 지양해야 한다. 특정계층이나 연령층만을 위한 시설 역시 마찬가지다.
둔산지하상가 내에 대전의 대표 브랜드인 과학기술을 접목한 독특한 공간을 가미하는 것도 좋다. 서울과 수도권 등에 조성된 지하상가들이 저마다 차별화된 공간으로 개발한 점들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갤러리아타임월드점과 대전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시립연정국악원 등 문화예술의 메카, 갑천 등 자연환경을 잇거나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지하에 있지만, 지하에만 두지 말자.
지상에 있는 모든 것과 연결할 수 있는 중심고리를 찾는다면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둔산지하상가가 '지하상가'가 아닌 독창적인 '브랜드 '로 불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희진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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