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비박계 대거 불참 ‘빈손’ 극적타결 없이 분당 수순
일각에선 김황식, 이회창 등 외부인사 저울질도
새누리당이 임시 지도체제 핵심인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내홍을 거듭하고 있다.
친박계와 비박계로 갈려 외부인사 영입과 유승민 의원 추대를 각각 주장하면서 팽팽한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는 양측 각각 요구에서 일보도 후퇴없는 ‘치킨 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극적 타결 없이는 분당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비박계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이 불참했다.
전날, 비박계가 “유승민 의원이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는 의사표시에 정우택 원내대표 등이 불가론을 고수한데 따른 불참인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 역시 이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총에서 “유 의원께 전화하고, 전화가 안돼서 문자 메시지도 남겼지만 지금 이 시간까지 제게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직접 통화하거나 대화를 나누지 못해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듣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이 비대위원이 됐을경우에 대해 “당의 내분과 내홍이 심해져 심지어 풍비박산과 분당 선택의 기로에 설 수 있다”며 “오늘 결정하지 못한다는 전제 아래 이틀 아니면 사흘 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박계는 이제 탈당의 시점과 규모만 남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탈당 시점은 성탄절 이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하고 전권을 주지 않으면 집단 탈당하겠다는 방침을 최후 통첩한 상태다.
결국, 유 의원의 비대위원장 선임이 좌절될 경우 탈당이 결행될 수 있는 셈이다. 탈당과 관련해서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1차 탈당은 원내 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는 규모로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다음으로는 국민의당(38석)보다 큰 현역 40여명의 원내 제3당을 구성, 사실상 분당(分黨)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이 나온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탈당의 모습이 아니라 결국 지금 남아 있는 새누리당은 ‘공당’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분당이 맞다”며 “그러려면 원내 교섭단체 정도는 반드시 이룰 수 있어야 하고, 유승민 의원이 함께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각자의 길을 갈 경우 탈당의 폭발력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이처럼 비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힘겨루기를 이어가면서 일각에선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해당 인물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이회창 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총재 등이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당을 비대위로 전환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환골탈태하는 수준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박근혜 정권 창출과는 거리가 먼 당 외부 인물에 수술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 작업을 주도할 역량을 갖춘 정치 경험이 풍부한 여러 인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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