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울원전 전경(연합DB) |
영화 시나리오, 6.1 지진에서 원전 폭발까지
원자력연, “현실 가능성 희박”
원자력발전소 안전사고가 주제인 영화 ‘판도라’가 흥행의 길을 달리면서 영화 시나리오가 국내 상황에서 현실화 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 판도라에서는 국내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해 설계수명이 40여년 거의 다 된 원자력발전소 한별 1호기의 냉각재밸브 균열이 발생한다.
이후, 긴급노심냉각장치(ECCS)가 작동하지 않아 냉각재상실사고(LOCA)로 진행됐으며 적절한 사고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 과정에서 결국 원전 폭발에까지 이른다.
이에 한국원자력연구원(KEARI)은 규모 6.1 지진으로 국내 원전 중 중대사고가 기술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원전 내진설계는 규모 6.5(0.2g)∼7.0(0.3g)을 기준으로 설계됐다는 것이 원자력연의 설명이다.
그 중에서도 영화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원자력증기공급계통(NSSS) 등 주요 구조물은 최소 규모 7.2(0.4g)에서도 견디도록 설계됐다고 원자력연은 덧붙었다.
실제 영화에선 시나리오가 가상임을 언급하지만, 지역적 배경과 노후 원전 등을 배경으로 할 때 고리 내 위치한 ‘한울’원전이 대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전 유성구에 있는 원자력연 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는 현재 5.9(0.09g)에만 버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하나로는 7.0(0.3g)의 기준을 목표로 내진 설계 중이지만, 당초 계획이었던 10월 말까지 내진 설계를 마친다는 계획을 맞추지 못한 상황이다.
영화에선 LOCA로 인한 노심온도 상승으로 원전 폭발이 이뤄진다.
이에 원자력연은 “지진으로 주배관이 파단될 때 가정할 수 있는 전형적인 중대사고 진행 경위”라고 인정하면서도 “만약, LOCA가 발생하면 국내 모든 원전에는 LOCA에 대비한 안전주입 계통들이 이중으로 설치돼 있어 중대사고로 진행되기 위해선 LOCA 발생과 모든 안전계통이 지진으로 손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영화에서 원자로의 격납 건물이 파괴된 부분에 대해 원자력연은 “국내 원전에서 중대사고로 인한 최대의 수소 발생량을 가정해도 그 평균 농도가 격납건물에서 전체적인 수소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에 근본적으로 도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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