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영 문화부 기자 |
그런데 단재 선생이 최근 철거 위기에 놓인 '옛 대전부청사'를 비롯해 대전 근대건축물 관리 실태를 보았다면 뭐라고 했을까.
대전의 근대건축물은 그간 많이도 사라졌다. 지난 11월 근대도시로 불리는 대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대전부청사 건물이 일반에 매각되면서 철거 위기를 맞았다.
'옛 대전부청사'는 1936년 준공돼 대전상공회의소·대전공회당·대전시청·미군정청 등으로 사용됐으며,'리'에서 '광역시'로 변모해온 대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로 손꼽힌다. 지난 2012년 중구 선화동에 있는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등록문화재 제 169호)는 화재로 불타버렸고, 중구 대흥동 '뾰족집'은 2010년 재개발공사로 철거됐다.
대전 건축인들은 대전의 역사적 자산들이 원형을 잃어버린 경우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이에 시는 지난 2011년 개발 논리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근대건축물 보호를 위해 '대전시 근대건조물 보호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해 비지정 문화재라도 대전시가 매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조례 역시 있으나 마나한 조례가 된지 오래다.
결국, 시의 무관심과 무성의로 또 다시 '대전의 기억' 하나가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역사성을 갖춘 공공건물을 잘 보존·활용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대전시와 해당 구청의 행정은 아직 답답하기에 짝이없다. 역사성을 갖춘 공공건물은 한 번 사라지면 돌이킬 수 없다. 철거된 뾰족집과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은 그 대표적 사례다. 최근 '도시 패러다임'도 재건축보다 도시 재생으로 선회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브랜드 가치의 중요한 요소인 역사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근대 문화유산을 지자체의 지원 없이 소유주에만 맡겨둘 수 없는 일이다. 지속적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근대문화유산은 쉽게 사라질 수도 있다.
매력적인 근현대 도시, 대전을 내다보길 기대해 본다.
박수영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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