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근대건축물 보고(寶庫) 대전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근대건축물 보고(寶庫) 대전

  • 승인 2016-12-19 16:48
  • 신문게재 2016-12-20 3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 박수영 문화부 기자
▲ 박수영 문화부 기자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고 했고, 처칠 총리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같은 맥락의 말을 남겼다. 이들의 말처럼 역사는 단순한 과거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시간은 물론 미래를 그려나가는 수단 중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단재 선생이 최근 철거 위기에 놓인 '옛 대전부청사'를 비롯해 대전 근대건축물 관리 실태를 보았다면 뭐라고 했을까.

대전의 근대건축물은 그간 많이도 사라졌다. 지난 11월 근대도시로 불리는 대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대전부청사 건물이 일반에 매각되면서 철거 위기를 맞았다.

'옛 대전부청사'는 1936년 준공돼 대전상공회의소·대전공회당·대전시청·미군정청 등으로 사용됐으며,'리'에서 '광역시'로 변모해온 대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로 손꼽힌다. 지난 2012년 중구 선화동에 있는 옛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등록문화재 제 169호)는 화재로 불타버렸고, 중구 대흥동 '뾰족집'은 2010년 재개발공사로 철거됐다.

대전 건축인들은 대전의 역사적 자산들이 원형을 잃어버린 경우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이에 시는 지난 2011년 개발 논리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근대건축물 보호를 위해 '대전시 근대건조물 보호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해 비지정 문화재라도 대전시가 매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조례 역시 있으나 마나한 조례가 된지 오래다.

결국, 시의 무관심과 무성의로 또 다시 '대전의 기억' 하나가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역사성을 갖춘 공공건물을 잘 보존·활용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대전시와 해당 구청의 행정은 아직 답답하기에 짝이없다. 역사성을 갖춘 공공건물은 한 번 사라지면 돌이킬 수 없다. 철거된 뾰족집과 사범부속학교 교장 사택은 그 대표적 사례다. 최근 '도시 패러다임'도 재건축보다 도시 재생으로 선회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브랜드 가치의 중요한 요소인 역사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근대 문화유산을 지자체의 지원 없이 소유주에만 맡겨둘 수 없는 일이다. 지속적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근대문화유산은 쉽게 사라질 수도 있다.

매력적인 근현대 도시, 대전을 내다보길 기대해 본다.
박수영 문화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