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설립부터 모금까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미르재단이 설립준비 단계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린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과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기존 검찰 수사에서 확보된 ‘한류문화재단(가칭) 설립준비’라는 제목의 문건을 넘겨받아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의 최씨 집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당시 발견된 외장 하드 속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건은 지난해 10월 작성됐다. 작성시기로 미뤄볼 때 추진단계에서 미르재단의 이름은 ‘한류문화재단’임을 추정케 한다.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공소장에 나타난 미르재단의 추진배경에도 부합하는 이름이다.
이들의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께부터 4대 국정 기조의 하나로 정한 ‘문화융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류 확산 등 문화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 설립을 추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소속 회원 기업체의 출연금으로 재산을 충당하기로 하고,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대기업 회장과의 면담을 추진했다. 그러면서 최씨에게는 ‘전경련 산하 기업체들로부터 금원을 갹출해 문화재단을 만들려고 하는데 재단의 운영을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재단 이사장, 이사 등 임원진을 자기 뜻대로 구성하고 운영을 장악하기로 한 최씨는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까지 직원을 뽑고 재단의 이름을 ‘미르’라고 정했다.
재단 관련 각종 자료를 확보한 특검팀은 미르재단과 스포츠 사업을 위해 비슷한 방식으로 설립된 K스포츠재단의 운영이나 모금에 대해 원점부터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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