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곳 사업제안서 제출 포기... 경제 상황과 무리한 요구 부담
대전시와 도시공사, 사업 참여 조항 변경 등 향후 대책 논의
대전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유성구 안산지구 첨단국방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대기업의 외면을 받았다.
경제 상황과 여건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무리한 희생을 강요했다는 논란이 일 정도다.
다만, 민간 참여없이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전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대전시와 도시공사에 따르면, 사업제안서 마감일인 지난 16일 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 한화도시개발과 대우건설 2곳이 사업 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며 기대감이 컸지만, 결국 모두 포기했다.
안산지구 159만 7000㎡(산업용지 50만 2000㎡)를 개발하는 이 사업은 도시공사가 주관을 맡고 대전시가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SPC(특수목적법인)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안산지구 인근에 있는 군수사령부와 교육사령부, 자운대,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비롯해 대덕구 국방신뢰성센터, 계룡대 3군본부 등과 연계해 이곳을 국방산업의 메카로 키울 방침이다.
총 사업비 7500억원(추정)이 투입되는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160개 기업 유치, 3500명 고용창출, 1조 7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첫 출발부터 난항이다.
불참 선언의 가장 큰 이유는 대ㆍ내외적 경기 불안이다.
내수침체와 금리인상, 기업투자 감소, 부동산 경기 하락 등 악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사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추후 개발비용 증가도 부담이다. 이미 지난해보다 사업지역 공시지가가 상승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애초 비용보다 사업비가 상당히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특히, 사업자 공모 조건에 외삼차량기지 인근 도시철도역사 건립 비용이 예상보다 100억원 가까이 늘어나고, 대전시내 경쟁산업단지의 동시 분양에 따른 미분양까지 우려된다는 점이 사업 참여 포기의 결정적 이유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판단한 결과, 대규모 개발사업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다만, 사업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계속 검토하고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겠다”고 말했다.
도시철도역사 신설은 ‘필수’ 조항으로 정하는 등 민간참여에 공을 들였던 시와 도시공사는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사업 참여 조항 수정 등 재공모 방안과 향후 계획들은 대전시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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