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체를 금속체로 바꾸는 '금속 절연체 전이' 세계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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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연체를 금속체로 바꾸는 '금속 절연체 전이' 세계최초 규명

  • 승인 2016-12-18 11:09
  • 신문게재 2016-12-19 13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미래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대덕특구에서 찾는다]2. 김현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ICT소재부품연구소 창의연구실장


미래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점칠 땐 과학자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단 연구분야를 통해 예측하는 것이 더욱 일반적이다.

과학계에선 노벨물리학상 수상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꾸준하게 금속 절연체 전이(Metal-Insulator TransitionㆍMIT) 이론물리 분야가 꼽혀왔다.

이 분야에서 아직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었던 만큼 해마다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이 분야의 연구를 약 30년간 진행해 온 과학자가 있다.

김현탁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ICT소재부품연구소 소재부품창의연구실장은 모트(Mott)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가 1949년 이론으로 예언한 MIT 현상을 56년만에 실험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큰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김 박사는 오랜 기간에 걸쳐 물리학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모트 교수는 “금속의 자유전자들 사이에 서로 밀어내는 쿨롱(Coulomb) 에너지가 매우 커지면, 물질의 구조 상 전이(structure Phase Transition)가 일어나지 않으면서 금속에서 절연체로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언했다.

이에 김 박사는 2002년부터 바나디움 산화물(VO₂) 박막을 만들어 전류-전압특성 곡선으로 금속-절연체 전이(MIT)현상을 증명했으며, 마이크로 X-Ray 회절ㆍ마이크로 라만 등과 같은 실험으로도 확인했다.

MIT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자 실험과 함께 금속의 전자구조에서 수학적 발산(Divergence)를 갖는 'Brinkman-Rice(BR) picture'를 확장해 저농도의 정공(hole)을 첨가할 때 발산을 갖는 식 'Extended BR picture(hole-driven MIT)'을 유도해 실험을 설명하는 금속-절연체 전이 발산을 찾았다.

김 박사가 유도한 식의 발산은 정공의 농도 조절해 전자 간 상호작용의 크기를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전의 BR picture의 발산은 금속의 전자구조에서만 발산을 가져 쿨롱 에너지의 변화를 일으키는 수단을 제공하진 못했다.

김 박사가 개발한 식은 쿨롱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절대온도가 0일 때 적용되는 이론이며, 그 절대온도(T=0)에서 MIT을 '양자 임계점(Quantum Critical Point)'이라 한다.

이는 아직 미해결 문제인 고온초전도(High-Temperature Superconductorㆍ저항이 0인 도체), 초유동(Superfluidㆍ기체가 모든 물질을 관통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지금까지 고온초전도, 초유동 문제 해결을 한 사람은 '노벨물리학상 수상 자격이 있다'고 알려졌다.

김 박사의 MIT 메카니즘 해결은 반도체를 넘어 신소자의 탄생, 신소자를 이용한 뉴론, 시냅스 등 신경망 회로 개발에 적용해 미래형 컴퓨터의 발명을 높일 수 있다.

김 박사는 “꿈이 있고 꿈을 위해 얼마나 진행하는지에 따라 연구 결과와 연구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꿈을 위해 전진하면 특정 연구소나 연구 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현재 10년에 걸쳐 50여장에 달하는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2~3년 안에 연구성과를 내야 하는 출연연에서 이 같이 철저한 연구 열정을 보여주는 과학자는 드물다.

김 박사는 “나는 열정이 있었기에 환경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환경을 개척하며 연구했다”면서 “기관의 역할인 국가 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연구와 함께 내 기준에 있어 인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연구 분야도 함께 진행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어 “한국에 노벨상이 없는 이유는 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학자는 노벨상을 위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고,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라고 노벨상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김현탁 박사는?

▲부산대 물리학 학사, 서울대 물리학 석사, 일본 쯔꾸바대 공학연구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쯔꾸바대에서 물리공학계 문부교관 조수로 3년간 몸담은 바 있다. 이후 1998년부터 ETRI에 입사해 약 28년간 연구에 매진 중이다. 이 과정 동안 국제논문을 약 106회 게재했고, 논문 인용 수는 4919회(12월 25일 기준)에 달한다. 또 MIT 현상을 이용하는 원천 및 응용특허는 국내 출원 75개·등록 51개, 국제 출원 244개·등록 80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언론협회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IT 부문·2005년), 특허청 특허기술 대상인 세종대왕상(2006년), 특허청 최고상인 발명대왕상(2009년), 대한민국 기술대상 우수상(지식경제부 장관상), NET(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 (지식경제부 주관), 과학기술창의상(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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