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작업 가속화 속 ‘간판’ 안보여
潘 잡기 위해 與野 정치세력 연대 세력 키워야
수도권, 영호남에도 교두보 구축 필요
<속보>=9년 만에 충청기반의 정당 창당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유력정치인 합류와 전국 정당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본보 15일자 1면 보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러 정치세력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이같은 과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결국 과거 사례처럼 ‘충청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충청향우회 중앙회 유한열 총재가 주도하는 ‘(가칭)통일을 준비하는 국민연대’는 이달 말까지 발기인대회와 5개 시·도지부를 설립을 끝내고 내년 초 창당한다.
이처럼 외형적인 틀을 갖춰가고 있지만, 당을 이끌 ‘간판’은 보이지 않는다.
5선 국회의원으로 야당 총재를 지낸 유진산 전 의원 아들인 유한열 총재가 현재로선 유일하다. 일부 정치인과 기업인이 유 총재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적 인지도 높은 인사는 아니다.
통준연이 향후 오장섭 전 건교부장관(3선 국회의원)과 이건개 변호사가 주축인 ‘초당파 안보민생회의’와 이선우 전 충청향우회 공동대표의 ‘한반도평화통일포럼’과 연대해도 파괴력 큰 현역 정치인 영입 가능성은 의문이다.
결국, 통준연은 충청대망론의 핵심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잡아야 충청기반 보수정당으로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대 당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 유 총재도 이를 굳이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유 총재는 이미 반 총장 측근과 접촉, 영입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등 주류 정치세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반 총장이 인지도가 바닥에 가까운 신생 정당인 통준연을 선택할리는 만무하다는 점이다.
‘국제 공무원’인 반 총장이 대선판에 뛰어들려면 반드시 정당이라는 ‘조직’이 필요하다.
때문에 통준연이 앞으로 탈당 가능성이 있는 새누리당 비박계나 제3지대와 같은 야권 정치세력과 연대할 가능성을 보여야 반 총장 영입에 가깝게 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 정당화를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는 과제다.
과거 충청을 기반으로 김종필 전 총리가 창당한 자민련은 50석을 차지한 1996년 15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16대(17석), 17대(4석) 등에서는 영향력이 충청권에 갇혔다. 결국, 2004년 17대 총선 참패이후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뒤 2년 뒤인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흡수됐다.
이회창 전 총리가 깃발을 든 자유선진당 역시 2008년 18대 총선에서 18석을 얻으며 선전했지만, 19대 때 5석에 그치며 충청당으로서의 한계를 절감했다.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주도한 국민중심당도 충청권 밖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고 한국정치 역사 속으로 묻혔다.
통준연이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대안으로서 인정받으려면 충청은 물론 수도권과 영호남에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정가에서는 충청기반 정당 출현 움직임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고 대전 트램건설 등 산적한 지역현안 관철을 위해서는 충청중심의 정치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로 통준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후죽순 생겨나는 정당 중 하나로 결국은 영호남 패권정치에 가려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통준연이 충청권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여부는 반 총장 등 당의 간판 정치인 영입과 전국 영향력 확대 등 창당 과정에서 준비를 얼마나 충실히 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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