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쿠~ 에쿠~ 이쿠~ 에쿠”
14일 오전, 실내가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한 호령 소리와 함께 택견 발동작과 손동작을 연마하고 있었다.
바로 대전 전민동 성당에서 진행하고 있는 샛별 대학 프로그램 내 택견 수련 팀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택견사랑에 흠뻑 빠진 어르신들이 땀방울을 훔치며 품밝기 등 기본 동작을 익히고 있었다. 10여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매주 수요일 함께 택견을 배운다. 이들 노인 택견 수련 팀의 최소령이 75세, 최고령 90세로 대부분이 팔순을 넘겼다.
회원 평균 연령이 높다보니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나 실수가 잦다. 하지만, 회원들의 열정만큼은 누구에게 지지 않았다.
최고령인 황무곤 할아버지(90)는 “예전부터 무술하나쯤은 배우고 싶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배울 수 있는게 점점 줄어들었다”며 “수요일마다 나와 이 곳에서 택견하는 낙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택견이 노인들에게 안성만춤인 무술이라고 소개한다. 택견의 기본원리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다른 무술은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점을 통한 타점을 가격하지만 택견은 최고 효과로 상대방을 다치지 않게 쓰러트리는 방법을 배운다. 또 살생이 아닌 상생과 조화의 무예가 바로 택견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한 동작 한 동작이 끊어지지 않고 서로 이어져 몸의 균형과 관절의 유연성을 극대화 해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창수(78) 할아버지는 “순간 순간이 부드러운 춤사위를 배우는 것 같다. 택견은 과격한 운동이 아니라서 무리하게 관절을 쓸 필요가 없다”며 “리듬에 몸을 맡기고 흔들흔들하다보면 온 몸에 기운이 넘치죠. 여성이나 노인이 배우기에 안성맞춤이다”라고 말했다.
훈련이 끝나자 “하하하하”, 어르신들은 함박 웃음을 외쳐댔다. 이들은 서로가 있기에 택견을 배우는 시간이 더 기다려 진다.
홍성웅(75) 할아버지는 “택견이 없으면 이젠 못살죠. 택견과 저희는 떨어질레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며 “회원들이 나이가 많아 몸이 아파 오고 싶어도 나오지 못하는 회원들도 간혹 있다. 운동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서로에게 힘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마음맞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어르신들은 설명했다.
택견을 전수하는 안순훈 관장도 할아버지들의 열정에 손뼉을 쳤다.
안 관장은 “부모님 연배의 어르신들을 가르치면서 가끔 호통도 치게된다”면서도 “어르신들이 너그럽게 이해해주신다. 또 어려워하면서도 어떻게든 배워보려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견 전수자로 이곳저곳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같이 어르신들의 문화 활동을 권장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성당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들과 같은 활동들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 최초로 택견을 이수해 대전에 택견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안 관장은 여성 최초 무형문화재 택견 이수자가 된 후 지난 1996년 대전 유성구 어은동에 택견 전수관을 개장해 20년동안 택견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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