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중국 청도
아시아에서 유럽풍의 깔끔한 도시를 느낄 수 있고 한국과 거리도 가까우며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더 없이 좋은 중국 청도. 사람들이 제주도와 중국 청도를 놓고 고민하다 청도로 여행지를 잡는 경우도 많다. 실제 비행기 시간이나 쓰는 돈이 비슷하다.
청도는 중국 산동성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며 중국에서 가장 큰 코리아타운이 있는 곳이다. 인구는 약 900만 명이며 한국인은 약 3만 명이 거주한다. 코리아타운은 공항에서 약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으며 간판은 중국어와 한국어가 같이 적혀 있다. 한인타운에서 파는 중국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조리돼 나오다보니 먹을 만하다. 그래도 향신료가 싫거나 음식을 많이 가리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고추장과 김 등을 챙겨서 가는 걸 추천한다.
청도는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산물과 여름철 휴양도시로 유명하다. 한국과의 날씨도 비슷하다. 가장 추운 계절은 1월이며 영하 12도까지 떨어진다. 더운 여름에는 영상 38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그냥 한국에서 입고 다니는 옷을 입고가면 된다. 또한 중국에서 길을 건널 때는 차의 움직임을 잘 살피고 건너야 한다. 도로에 횡단보도 표시만 있고 신호등이 없는 곳이 많다. 직접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한다면 안전벨트는 필수다.
방향지시등 없이 갑자기 끼어들거나 들이대는(?) 차량들이 많다. 실제 필자가 청도를 버스로 다니던 중 급브레이크를 밟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고 교통사고를 목격하기도 했다. 어느 곳을 여행하던지 교통사고를 당하면 모든 일정이 엉망이 되어버리는데 중국은 특히나 더 그렇다. 한국처럼 보험사에 전화해도 금방 달려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사고처리에만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돼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한다.
청도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남쪽에 위치해 있다. 맥주박물관, 소어산, 팔대관, 5·4 광장 등..공항에서도 차량을 이용해 30~40분을 가야한다. 맥주박물관은 1903년 독일이 만들었다. 1897년 독일 선교사 피살사건을 계기로 독일병사들이 투입되며 독일이 지배해 오던 중 본토의 맥주를 마시고 싶은 독일사람들이 청도에 공장을 지었다. 전체적인 100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관과 옛날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맥주가 생산되어 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며 마지막에 맥주 두 잔을 준다. 첫 번째 맥주는 원액으로 맛이 상당히 진하고 깊으며 두 번째로 주는 맥주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맥주다.
입이 호강했으니 눈이 호사를 누릴 차례다. 소어산전망대는 맥주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차량이 입구까지 갈 수 있어 많이 걷지 않아도 된다. 전망대를 오르면 유럽의 한 도시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붉은색 지붕의 2~3층짜리 건물이 산을 둘러싸고 세워진 모습은 사진속에서 접하던 딱 유럽의 모습이었다. 바다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눈에 들어온다. 청도가 중국인들이 여름에 많이 찾는 휴양도시임을 짐작케 했다.
눈과 사진기에 충분히 절경을 담았다면 20세기 초에 관료들의 관저와 부유층의 별장지로 개발되었던 팔대관으로 이동하자. 당시 8개의 관문이 있어 팔대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일반시민들은 출입을 할 수 없고 군인과 고위간부들만 들어올 수 있는 지역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다양한 나라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거리에 이국적인 건물들을 관람하며 여유를 갖고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참 좋은 동네였다. 중국의 5·4운동을 기념하여 조성된 5·4광장은 여유가 된다면 낮과 밤 두 번 가길 추천한다. 휴일과 낮에는 소풍 나온 학생들을 비롯해 가족단위의 중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중국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접할 수 있어 좋다. 넓은 광장에선 자전거와 여러 가지 탈 것들을 탈 수 있으며 각종 기념품과 먹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다. 5·4광장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물인 횃불모양의 '오월의 바람'은 빨간색으로 눈에 확 띤다. 광장 앞에 펼쳐진 바다와 뒤에 펼쳐진 빌딩 숲은 흡사 우리나라의 해운대라는 느낌을 받았다. 5·4광장 옆에 올림픽 요트경기장이 있으니 같이 둘러보면 된다. 야경을 좋아하는 사람은 밤에 관람하면 된다. 맥주박물관, 소어산, 팔대관, 5·4광장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으니 관람순서는 어떻게 정하든 큰 차이가 없다. 또한 택시비 기본요금이 중국돈 9원(1500원 정도)으로 저렴한 편이다. 방문할 목적지만 미리 중국말로 알아온다면 택시를 이용해 다 관람할 수 있을 정도다.
▲가는길=인천국제공항에서 청도국제공항까지 1시간 10분이 걸린다.
▲먹거리=해산물을 이용한 먹거리가 많다. 일명 먹자골목에서 파는 다양한 해산물을 비롯해 취두부 등 중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도 풍부하다. 중국음식이 맞지 않는다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나오는 식당을 추천한다.
글·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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