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노조 “호봉제 인상” VS 통계청 “성과상여금”

  • 경제/과학
  • 대전정부청사

통계청 노조 “호봉제 인상” VS 통계청 “성과상여금”

  • 승인 2016-12-14 16:11
  • 신문게재 2016-12-14 9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 통계청 노동조합이 14일 대전정부청사 남문 광장에서 임금교섭 결렬에 따른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통계청 노동조합이 14일 대전정부청사 남문 광장에서 임금교섭 결렬에 따른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14일 통계청 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성과상여금 근무자들 경쟁만 부추기는 꼴

유사직군보다 임금 낮아, 2013년 이후 개선 안돼


“투쟁! 투쟁! 투쟁!”

14일 전국 통계청 노동조합(위원장 이규희) 총파업 결의대회가 대전정부청사 남문 광장에서 개최됐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통계청 무기계약직 노동자로 사측인 통계청과 7차례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전국 5개 권역 노조원이 참여한 가운데 쟁의행위에 본격 돌입했다.

노사 갈등은 14억3000만원 무기계약직 처우예산 배분에서 시작됐다.

작년 5월 임명된 유경준 통계청장은 임금체계 개편을 진행하면서 ‘직무등급제’를 주장했지만 조합원 99.7%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기본급여에 1년에 한번 등급에 따라 성과상여금 130만원, 100만원, 70만원을 각각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기계약직의 생각은 달랐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은 “성과상여금은 무기계약직 근무자들의 경쟁을 부추기고,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을 살펴보면 노조는 ▲호봉 간격을 평균 2만원 대에서 3만원으로 인상 ▲기본급 3.4% 인상 ▲식대수당 7만원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3% 인상 ▲성과상여금 차등지급안을 내세웠다. 노조와 협상이 불가할 경우 처우예산을 불용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졌다.

현재 통계청 무기계약 노동자 정원은 867명이다. 5개 권역 지역통계청에 통계조사관과 통계실무관으로 배치돼 있다. 그동안 통계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인력증원이 어려워 무기계약 노동자 채용을 통해 공무원 인력을 대체해 왔다. 무기계약자 노동자 95.7%는 여성이고 평균연령은 48세, 10년 이상 경력자가 36.9%다. 전국 통계청 노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통계조사관과 실무관들은 자신의 업무강도에 비해 정규직 등 유사직군에 비해 임금이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2013년 호봉제 전환 이후에도 전체적인 임금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 통계청 노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조달청, 관세청, 국세청, 통계청 유사동종 근로자 중위임금 현황 가운데 통계청이 최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무기계약직은 승진이 없고 업무에 대한 책임이 덜하다. 통계청은 이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고 업무에 대한 동기유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직무성과제, 성과상여금 제도를 제안했다”며 “있는 예산을 쓰되, 배분 문제에서 의사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총파업에 돌입한 노조와 사측의 물밑협상은 진행되고 있지만, 8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 통계청은 기본 공무원들을 주요 조사 업무에 투입했지만, 총파업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은 “조사현장에 혼란이 없도록 파업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대응책을 설명했다.

노조는 경쟁이 아닌 실질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사측은 업무 성과에 따른 차등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평행선을 걷고 있는 노사의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