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남지사 |
“고구마, 사이다 밥에 섞어 먹으면 좋다”
고구마(문재인), 사이다(이재명) 염두 발언 풀이
야권 잠룡 중 한명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14일 자신을 “언제나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밥”이라고 비유했다.
안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신뢰와 정의라는 자산을 지켜줘야 하는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지사는 이어 “우리가 특별식으로 다른 걸 먹을 수 있지만 밥이 만약 질리면 어떻게 살겠냐”며 “(고구마와 사이다를) 매일 먹을 수 없지 않느냐, 밥에 섞어 먹으면 좋다”고 주장했다.
최근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고구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사이다’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가리키는 별명이다.
사이다는 이 시장의 거침없는 발언을, 고구마는 문 전 대표의 신중한 발언을 빗댄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번 달 초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지만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며 이 시장에게 우회적인 견제구를 날렸다.
이 소식을 들은 이 시장은 “목마르고 배고플 때 갑자기 고구마를 먹으면 체한다”며 응수한 바 있다.
이에 안 지사도 스스로를 ‘밥’에 비유하며 ‘음식 프레임’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사이다와 고구마를 밥에 섞어 먹으면 좋다”는 안 지사의 발언은 두 주자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는 동시에 강력한 대권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페이스메이커론’을 반박하며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번에 저는 최선을 다해서 도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다른 후보들보다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저는 제 소신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이제까지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걸어갈 것”이라며 “지금의 지지율을 가지고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정치권에서 불붙고 있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선 “헌법 개정을 매개로 해 다음번 권력싸움에서 정계개편을 짜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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