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좌장 김무성 탈당 후 신당 시나리오 첫 언급
비상시국위원회 해체 후 새로운 모임 구성키로
친박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출범 본격 세몰이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의 본격적인 ‘생존경쟁’이 시작됐다. 친박과 비박이 당 주도권을 놓고 전면전에 돌입한 가운데 내분을 넘어 내전 양상을 빚으면서 분당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는 13일 탈당 후 신당 시나리오를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표는 “현재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지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당 후 신당 창당’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김 전 대표는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좌파정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를 겨냥해선 “정치를 국민이 아닌 봉건시대 주군에 대한 충성과 신의 문제로 접근하는 가짜보수에게 보수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적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고 잘못할 때 책임지고 주기적으로 스스로를 개혁하는 진짜 보수 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전 대표는 탈당과 신당 창당 등에 대한 결단 시점에 대해 “당을 탈당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결정”이라며 “1차적 목표는 새누리당을 새롭게 만드는 것에 두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비박계 의원들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는 해체를 선언, 새로운 모임 구성에 착수했다. 비상시국위원회의 해체는 첫 총회를 개최한지 30일만이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더 많은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 당원들과 함께 하기 위해 비상시국위를 해체하고 발전적으로 새로운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탈당·창당 카드와 비박계의 새로운 모임 구성은 여권 외연 확대는 물론 분당과 창당을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친박계도 반격 모드에 들어갔다. 친박 위주의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모임 공동 대표는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지사로 결정됐고, 모임 참여 서명을 하고 동조 의사를 밝힌 의원이 50여명에 달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원외당협위원장을 포함해 130여명이 참석, 세과시를 벌였다.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은 비박계의 조직적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의 성격이 강하다.
앞서 친박계 의원들은 “보수의 분열을 초래하고 당의 분파 행위에 앞장서며 해당행위를 한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당을 함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친박은 이날도 비박계 대표 인사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향해 “배반과 배신의 상징적인 정치인(이장우)”, “두 의원이 당내 갈등을 일으킨다(김태흠)”는 등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친박과 비박간 갈등의 폭발 지점은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선출과 비대위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내사령탑을 어느 쪽이 잡느냐에 따라 친박과 비박의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분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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