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당시 '세계 최고를 향한 목원의 도전과 혁신'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대학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다짐한 박 총장은 그동안 목원대의 발전을 위해 휴식 시간도 반납한 채 바쁘게 뛰어다녔다.
지난달 30일에는 목원대를 비롯 충남대, 한남대, 공주대 등 충청권 28개 대학이 가입한 대전·세종·충남지역 총장협의회 수석회장으로 선출돼 하루 하루를 더욱 바쁘게 보내고 있다.
대학구조개혁평가 등 지속적인 정원감축이 불가피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목원대와 충청권 대학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박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대학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전·세종·충남지역 총장협의회 수석회장으로 선출됐는데, 소감은.
▲지역의 모든 대학들이 발전하고 활발하게 역할을 수행할 때 지역사회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많은 현안들이 있지만, 특히 청년취업문제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학생들의 취업문제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과 신경을 써주고 산학연간 협력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고, 대전시의 경우 해외유학생 박람회도 중국에서 열어 지역의 대학들에게 유학생을 모집할 수 있는 통로도 만드는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대학들도 지역사회와 서로 협력해 대전·세종·충남지역이 변화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총장협의회도 2006년 출범 이후 10년이 됐다. 총장협의회의 기능이나 역할은 무엇인가.
▲총장협의회는 회원대학간 정보를 교류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면 회원대학간 도서관 자료와 시설 공동 이용 및 현재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학점교류를 회원대학 전체로 확대해 실시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연구하고 있다.
또 각 대학의 총장들이 모여 △대학구조개혁평가 △프라임이나 코어 사업 △특성화 등의 사업 △대학인증기관평가 △해외유학생 유치 문제 △취업률 문제 △학생 수 감소와 재정의 어려움 △각종 평가나 사업을 위한 학과 구조조정 문제 등 여러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 대학의 어려움을 서로 공유하고 이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름대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총장협의회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총장협의회에서 논의된 핵심 안건은 무엇인가.
▲모든 대학 총장들의 첫번째 관심사는 오는 2018년 예정된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다. 아직까지 언제 실시할지, 평가지표가 어떻게 될지, 평가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 정확하게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평가의 결과가 대학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대학들이 큰 관심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이 문제가 핵심 주요 이슈로 다루어졌다. 특히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타지역에 비해 대전·세종·충남권 대학들이 저조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 유성엽 교문위원장에게 직접 이러한 의견을 전달하고, 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각 대학들이 처한 자세한 정보를 줘 충청권 대학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어떤 의견들이 나왔나.
▲28개 회원 대학중 23개 대학 총장들이 참석해 각각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 냈다.
첫번째는 타기관 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구조개혁평가에서 D를 받았다면 이것은 평가지표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과 함께 각 대학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나,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기여에 대한 부분들도 평가지표로 활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두번째는 기존에는 한 팀이 대학 전체를 맡아 평가했지만, 지표별로 다른 별도의 팀이 와서 평가하는 것이 한 대학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고, 이렇게 할 때 소위 '깐깐한 팀'을 만나 평가를 잘못 받았다는 오해를 없앨 수 있다는 부분이 논의됐다.
세번째는 매 5년마다 실시하는 대학기관인증평가가 있는데, 대학구조개혁 평가와 겹쳐지는 지표들이 많다. 따라서 이 2개 평가를 서로 연계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인증받지 못한 대학들만을 대상으로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네번째는 현재의 평가방식은 정원감축이라는 큰 틀 안에서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권위주의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대학재정지원과 자율성,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향에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논의했다.
아울러, 1주기 평가때 결과가 좋지 않아서 컨설팅을 받은 대학에 상위 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해당 대학의 자구적인 발전계획도 인정을 안하는 불공정함이 있었다. 따라서 노력하는 대학들에 대한 배려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구조개혁평가 외에 논의된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나.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지만 몇가지만 정리하면, 우선 프라임이나 평생단과대학 등 재정지원 사업을 위해 교육부 정책을 따르다보면 개별 대학 본래의 특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프라임사업에서 공과대학분야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인문학과를 줄이거나 예능계통을 줄이게 되면 결국 대학의 본래 장점이나 특성마저 상실하게 될 수 있다.
평생단과대학은 얼마 전 '이화여대 사태'를 통해 모든 국민이 알게 되었지만, 교육부가 정책 입안 때 대학의 다양성 등이 좀 더 반영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요구된다고 본다.
이와 함께 신입생 수 감소에 따라 학교의 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장학금 2유형을 받기 위해서 교내장학금을 무리하게 지급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국가장학금 1유형은 생활환경의 어려움 정도에 따라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이고, 2유형 장학금은 이미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에게 용돈처럼 주어지는 것인데 이러한 2유형 장학금을 오히려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이 학교의 재정난을 덜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마지막으로 총장협의회장으로서의 추진 과제나 바람이 있다면.
▲현재 대학들, 특히 지방에 소재한 사립대학들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의 어려움이다. 평가를 통해 학생 수를 줄이거나 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학생 수를 줄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입학자원의 자연감소로 인해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을 몸으로 체감할 정도다.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전체 수입금의 80%에 이른다. 그만큼 재정은 대학 교육과 연구의 질적 문제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교육은 국가가 당연히 져야 할 의무다. 당연히 사학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에서 단순히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사립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대학의 설립목적이나 지역균형 발전 등 다양한 차원에서 정책이 집행돼야 한다. 따라서 그동안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재정지원을 정부에서 하기도 했지만, 각 대학들이 실질적인 대학 운영과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 투자할 수 있도록 사립대학에도 보다 많은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제도적 밑받침 아래 1인당 학생 수를 적은 비율로 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각 각 대학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사립대학 총장협의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할 것이다.
대학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 중의 또 다른 하나는 학생들의 취업문제다.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처간 협업을 통해 노력중이지만, 대학들도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 정·관·재계와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
▲박노권 총장은= 1957년 공주 출생으로 목원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류대(Drew)에서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목원대 신학대학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학생상담봉사센터 소장, 신학대학원장, 신학대학장, 학생생활연구소장, 한국기독교상담심리치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4년 7월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목원대 이사회에서 제8대 총장에 선임됐으며, 9월 취임했다.
올해 11월 30일에는 임기 2년의 대전ㆍ세종ㆍ충남지역 총장협의회 수석회장으로 선출됐다.
대담=오희룡 교육문화부장
정리=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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