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매개로 한 제3지대 연대론 솔솔... 여야 비주류, 탈당파, 3지대 인사 합류 ‘빅텐트’ 구성
반기문, 안철수 합류 여부 관건..촛불 민심 뒷받침도 필요
‘포스트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론’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개헌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다.
기존 정치 세력을 떠나 새판짜기를 원하는 정치세력과 개헌이 맞물려 내년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론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개헌파 인사들은 물론 여야 정치권 일부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돌입한 ‘포스트 탄핵’ 정국이 개헌을 공론화할 적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탄핵안 가결로 박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상태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전까진 정치권이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 시동을 걸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개헌을 고리로 공감대를 형성 중인 제3지대 인사들은 아직 세력을 결합하진 않았지만 기존 정치판을 흔들어 새판을 짜려는 목표가 분명하다.
여야 비주류를 중심으로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진영을 패권정치로 규정, 대안세력 구성을 통해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고리는 바로 개헌이다. 즉 개헌이라는 큰 명분아래 헤쳐 모여 한 뒤 제3지대에서 뭉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탄핵 정국에서 잠잠하던 개헌 관련 목소리는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다시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 개헌파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12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1인 혼자서 정권을 행사하는 체제에서 권력을 나눠서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다.
야권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뉴스레터를 통해 “정치권은 시민주권의 제7공화국을 만드는 더 큰 목표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며 개헌 논의 착수를 제안했다.
여권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개헌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개헌 논의 착수를 위해 박 대통령의 탄핵 표결 당일인 지난 9일 ‘국가변혁을 위한 개헌추진회의’를 출범했다.
비주류는 개헌을 매개로 당내 온건성향 중도·주류 의원들을 접촉해 외연확장을 시도할 계획이며, 민주당 비문 진영이나 국민의당과도 개헌을 전제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 등 탈당파도 개헌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새누리당·민주당 비주류, 새누리당 탈당파, 기존 3지대 인사들이 개헌을 매개로 만난다면 ‘빅텐트’를 형성, 제3지대론이 실현된다.
그러나 각 세력이 제3지대에서 뭉쳤더라도 유력 대선 주자급이 없다는 점에서 파괴력을 갖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제3지대행’이 절실하지만 상황은 녹록치않아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고, 반 총장 역시 기존 정치권에 실망을 느낀 민심을 고려해 독자세력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 민심이 앞으로도 정국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민심의 뒷받침이 없다면 개헌 논의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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