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연 경제과학부 기자 |
그럼에도 우리 경제를 이끄는 사령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초 박 대통령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정치 현안으로 임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가 표류돼 왔다. 일단은 유일호 부총리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며 각종 회의를 챙기고 있다. 하지만 유 부총리가 언제든 물러날 수 있다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과연 위기 관리가 제대로 발휘될지 의문스럽다.
설상가상으로 지금 한국 경제는 장기 경제침체로 위기상황에 직면해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7%에서 2.4%로 낮췄다.
가계빚은 130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대출보다 제2금융권 증가세가 두드러져 가계부채가 질적으로도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다음주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빠른 속도로 늘어난 가계부채의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가계의 지갑문도 굳게 닫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전달보다 6.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평균치 100보다 낮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인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경제심리도 잔뜩 움츠렸다.
10월 75를 기록한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지난달부터 2개월 연속 72를 보이며 하락세다. 기준치 100보다 밑돌면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내수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할 위험성이 커진 것이다.
더이상 최순실 사태로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정권은 바뀌어도 경제는 움직여야 한다. 향후 관건은 정치적 파장을 얼마나 최소화느냐다. 이를 위해선 경제정책 기조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경제사령탑부터 세워야 한다.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한 가결 때 고건 총리와 이헌재 부총리는 신속한 대응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제를 이끌었다.
“경제 문제는 내가 책임지고 챙긴다” 당시 이헌재 부총리가 던진 한 마디가 절실한 지금이다.
성소연 경제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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