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에서 휴식하며 특검·탄핵심판 대비할 듯
참모들에게 미안함 전한 것으로..靑 비상근무, 황 권한대행과 업무 협의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맞는 첫 주말 동안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조용한 일상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권한행사가 정지된 박 대통령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차분하게 앞으로 행보를 구상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아직 외부 인사들과의 만남은 갖지 않고 있지만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접촉해 비공식적으로 주요 현안을 청취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9일 저녁에는 청와대 참모들과 한 시간 정도 차를 마시면서 격려와 미안함을 전한 뒤 국정 공백이 없도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잘 보좌할 것을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참모들은 “힘내시라”, “이제부터 무엇보다 건강을 챙겨야 한다”며 화답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될 특별검사 수사와 조만간 시작될 헌법재판소 탄핵 절차 대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정지 직전 조대환 변호사를 신임 청와대 민정 수석에 임명한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자신을 대리할 변호인단 선임을 서두를 전망이다.
현재 특검 수사를 대비해 이미 4명의 변호인단을 꾸렸고, 탄핵심판 변호인으로는 헌재 재판관이나 재판연구관 출신 등을 주로 물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서울 도심을 비롯한 전국에서 진행된 7차 촛불집회 상황도 예의주시했다.
TV로 집회장면을 지켜본 박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탄핵 이후의 민심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 대규모 집회가 계속됨에 따라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을 포함한 주요 참모들은 대부분 출근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박 대통령이 직무정지됨에 따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게 된 청와대 비서실은 이날 한 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국무조정실과의 업무분장 등 새로운 업무시스템에 관해 협의했다.
또 한 실장은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 겸 정책조정수석 직무대리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황 권한대행에게 비공개로 대통령 비서실 업무 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 등 대통령 주재 회의 진행 문제, 대통령 비서실과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 간 업무 분장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적으로 청와대는 황 권한대행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 직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박 대통령에게도 최소한의 비공식 보고를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후 “앞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법적 절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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