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포함 친박계 정치적 타격 불가피
비박계 향후 정계 개편 과정 구심점 할 것으로 기대
계파색 옅은 초선 의원들 개헌 고리로 뭉칠 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압도적으로 가결되면서 충청권 정치지형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당장 친박과 비박으로 구성된 여권 정치 구도가 뒤흔들릴 조짐이다.
충청 인사가 대거 포진한 친박 지도부를 비롯한 친박계는 사실상 ‘폐족(廢族)’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충청 친박들의 정치적 타격은 크다.
반면 여권에서 탄핵을 주도한 비박계가 당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비박 의원들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여한 충청권 의원들의 목소리는 커질 전망이다.
충청권에선 정진석 원내대표(공주·부여·청양)와 이장우(대전동구), 최연혜(비례) 최고위원 등이 당 지도부에 포함돼 있다.
비박계가 빠른 시일 안에 지도부 퇴진과 친박계 인적 청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인 만큼 이들의 당내 입지는 매우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원내대표는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갈등이 극에 달한 친박과 비박 사이를 조율, 정치력을 발휘했지만 상황에 따라 변하는 입장에 “눈치를 너무 보는 게 아니냐”는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청주상당)도 당내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정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친박·비박 각 3인의 중진 모임 ‘6인 중진협의체’의 활동 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고위원으로 활동한 최 의원도 비박계의 친박 청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게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반대로 비박계거나 중립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용기(대전 대덕) 의원, 홍문표(홍성·예산), 이명수(아산갑) 등은 향후 전개될 정계 개편 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박 대통령 탄핵을 주도적으로 이끈 비박계 모임 비상시국위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홍 의원과 정 의원은 탄핵 찬성 결의 의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의원은 위기에 빠진 당과 정국 수습책으로 ‘해산 후 건전 보수세력 재결집’이라는 극약처방을 주장, 현재 같은 뜻을 가진 의원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초선 의원들은 개헌을 고리로 뭉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일종 의원(서산·태안), 박찬우(천안갑), 이은권(대전중구) 의원 등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물론 친박계가 당하고만 있지만은 않을 태세인 만큼 당 주도권과 생존경쟁을 위한 친박과 비박의 한판승부가 예상돼 각 계파 내 충청 새누리당 의원들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탄핵안 찬성 비율이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주류인 친박과 비주류인 비박간 생존경쟁이 불가피하다”며 “급속히 재편될 여권 정치 지형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는 충청권 의원들의 움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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