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헌재 심리 기간 6개월 계산 늦어도 ‘봄·여름 대선’
부결-‘과도내각’ 수립 후 조기 대선으로 이어질 듯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정국의 중심은 ‘조기 대선’으로 급속히 전환될 전망이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사상 초유의 ‘봄·여름 대선’이 열리게 되며, 부결되더라도 야권과 촛불 민심의 반발로 거국내각 구성과 조기 대선 준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여야 정치권은 곧바로 ‘대선 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돼 표결 이후 정국은 조기 대선 레이스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찬성표가 가결 정족수 200명을 넘어 가결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소속 포함 야권 172명과 여당 비박계 의원 최소 28명이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가결 즉시 박 대통령의 권한은 중지되고,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간다. 탄핵안 결론까지 최장 6개월의 헌재 심리기간이 필요하지만 정치권은 헌재가 내년 3월 초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럴 경우 ‘60일 이내 대선을 치른다’는 헌법 규정에 따라 내년 5월 초순 대선이 열린다. 헌재가 심리 권고 기한을 채우더라도 늦어도 8~9월에 대선이 진행된다.
헌재 결정이 이르면 1월 말에 나올 수도 있어 3월 말 대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결된다면 야권은 ‘여소야대’ 상황을 등에 업고 당장 조기 대선을 치르자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촛불 민심이 탄핵안 통과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만큼 이를 동력삼아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차기 대선주자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탄핵 가결 즉시 박 대통령 사임’ 주장이 조기 대선을 노린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탄핵 가결 후폭풍으로 여권 내 갈등은 격화일로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폭발하면 신당 창당이나 제3지대로의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권보다 대선주자가 열세라는 점에서 여권 잠룡들은 대선 행보에 좀 더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들 간 합종연횡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그 여파가 정치권을 강타하겠지만 조기 대선 정국 전환은 불가피하다. 야권의 ‘대통령 즉각 하야’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없고 여권에서도 ‘4월말 퇴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결되더라도 야권은 임시국회를 곧바로 소집해 탄핵안 재발의 절차를 밟는 한편 조기 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도 ‘4월말 퇴진’을 강조하며 반격하는 동시에 탄핵안 부결을 발판으로 보수진영 재결집에 돌입, 내년 대선 한판 승부에 나설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조기 퇴진 입장을 분명히 할 경우 거국중립내각 구성 후 여야 정치권의 조기 대선 협상테이블이 마련되면서 조기 대선 정국이 열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과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이 대선 정국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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