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파-호헌파 대립, 황교안 교체 등 일촉즉발 뇌관 즐비
경제부총리 임명, 경제해법 등 국정공백 모색 격돌 예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벌써 ‘포스트 탄핵’ 정치권 소용돌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촛불민심’을 가까스로 받들었다는 안도감도 잠시 분당과 대선후보간 이합집산 등 정계개편부터 개헌, 총리교체 일촉즉발 뇌관이 여야 턱밑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결판나는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돌발 변수가 없으면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 쪽으로 기울었고 친박계 일부도 탄핵 불가피론을 인정하고 있어 가결 정족수 200석을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계산이다.
이제는 탄핵안 가결 이후 정국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트 탄핵’ 정치권은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소용돌이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와 비박계로 극명하게 갈리며 간신히 연명해온 새누리당은 분당 또는 해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정용기 의원(대전대덕) 등이 당 해산에 이은 건전한 보수세력 결집을 요구하고 있으며 ‘폐족’ 위기에 몰린 친박계도 비주류와 거리를 두며 생존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내년 1월 1일 귀국을 전후해 대선후보간 이합집산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반 총장은 최근 ‘팬클럽’ 등 지지모임이 속속 결성되고 있지만, 기존 정당 조직력을 따라갈 수 없다.
그동안 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국정농단 사태로 치명상을 입은 친박계가 아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비주류 세력과 연대설이 제기되는 이유다.
물론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이 표방하는 비패권지대나 제3지대로 반 총장이 향할 가능성도 있다.
개헌논의도 본격화되면서 여의도를 두 쪽으로 갈라놓을 것으로 보인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개헌파와 차기 대선이전에 개헌은 필요하지 않다는 호헌파간 극렬한 대립이 불가피하다.
야권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헌법에 무슨 죄가 있느냐”며 개헌불가론을 펴는 가운데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이에 힘을 싣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부겸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은 대표적인 개헌파로 이 문제를 둘러싸고 ‘친문’ 진영과 일대 격전을 벼르고 있다.
이와 함께 탄핵안 가결 이후 황교안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과도내각을 ‘관리형’으로만 묶어놓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황 총리의 권한 대행 범위를 놓고 여야가 다시 갈등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로선 이 체제가 유력하지만, 헌법재판소 탄핵안 심사가 장기화되면 야권에서 ‘공안검사’ 출신 황 총리 교체 목소리가 고개를 들 수도 있다.
국정공백 정상화를 위한 해법도출도 정치권 발등의 떨어진 불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한 달 넘게 지연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선임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일 새 부총리로 내정됐지만, 탄핵정국 속 청문회 개최 여부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다.
현재 짐을 싸던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정쩡하게 다시 업무를 보고 있다.
향후 임 내정자 청문회, ‘최순실 리스크’에 직면한 한국경제 해법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힘겨루기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정계개편, 개헌, 총리, 국정공백 해소 등을 둘러싸고 여의도 정치권에 격랑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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