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건설 등으로 인한 경쟁력 감소가 원인 1위
대전시민들은 인구 감소 등의 상황을 대전시의 위기로 봤으며, 도시침체 현상도 유지되거나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가 한국행정학회 발표를 위해 지역민 593명을 대상으로 대전시의 위기 징후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육 교수는 먼저 설문에 응한 시민들에게 인구 감소 등의 상황을 위기로 보느냐고 물었다. 질문 결과, 응답자의 40.1%가 ‘대체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한 20.7%를 더하면 절반 이상이 인구 감소 현상을 대전시의 위기로 보고있다는 결과다. 도심 침체 위기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1%가 당분간 침체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점쳤다.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견해는 24.8%로 집계됐다.
반면, 도시침체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응답자는 3.2%에 불과했고, 곧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5.2%에 그치며 앞으로 침체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해소 측보다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대전의 위기 원인으로 무엇을 꼽을까. 육 교수가 응답자들에게 위기의 원인을 묻자 세종시의 건설 등으로 인한 경쟁력 감소(28.7%)가 1위를 차지했다. 도시 발전의 전략과 정책의 결여(24.6%)와 도시 비전의 정체성 미정립(21.6%)이 그 뒤를 이었다. 정치와 행정 지도자들의 리더십 결핍은 13.7%로 조사됐다. 그러나 위기 해소를 위한 과제로는 도시 발전의 전략과 정책의 재정립(30.5)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시의 비전과 정체성 재정립(30%)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가운데 권선택 대전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의 정상적 추진 및 양 도시간 상생·협력은 3위에 꼽혀 눈길을 끌었다.
현 민선 6기의 시정에 대해선 그저 그렇다(49.1%)는 평가가 가장 많았으며, 만족스러운 편(25.5%), 불만족스러운 편(12.1%)의 순으로 나타났다.
시정 성과 중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25.3%가 잘 모르겠다고 한 반면, 23.4%가 도시철도 2호선 트램건설 계획이라고 답했다. 13.7%는 충청권 광역철도망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택했다.
시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민참여와 소통의 부족(27.3%)이 꼽혔으며, 권 시장의 선거법 관련 재판에 의한 시정 파행은 25.6%였다.
시정이 이룩해야할 과제로는 응답자의 24.6%가 시민들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을 택했고,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의 정상화가 그 다음을 차지하며 20.1%를 기록했다. 2호선 건설 방향에는 방식과 노선에 대해 다시 논의(24.5%)하는 것보다는 트램 방식으로 계속 밀고 가야한다(28.5%)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0월 4일부터 같은달 26일까지 응답자 가운데 대전에 거주하는 5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준오차는 ±4.02%다. 표본추출은 비비례층화 표집에 의해 무작위로 이뤄졌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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