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1시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서
출연연 과학 행정 선진화 컨퍼런스 열려
#정부 출연연구기관 소속 연구자 A씨는 연구비를 사용하고 영수증을 굳이 챙기지 않는다. 얼마 전만 해도 연구비를 사용한 후에는 꼭 종이 영수증을 받아야 함은 물론 영수증을 잃어버리면 재발급까지 받아야 했다. 이후에도 영수증을 스캔해 지출시스템에 직접 입력하고, 풀로 영수증을 붙이는 등 7단계 이상의 절차가 필요했다. 그러나 A씨가 소속한 ‘연구비 집행 증빙 전산화’를 도입하면서 A씨는 연구 행정 처리보다는 연구에만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됐다.
‘연구비 집행 증빙 전산화’는 연구비 카드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지출시스템에 입력되는 것으로 현재 출연연 12곳에서 사용 중이며, 2018년까지 출연연 24곳에 도입될 계획이다.
이 시스템으로 향후 10년간 113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연연 과학기술 행정 선진화 컨퍼런스 총괄위원회(위원장 임기철)는 7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출연연 과학기술 행정 선진화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출연연 행정 효율화를 통해 출연연 소속 연구자들의 행정업무 경감은 물론 연구 부서가 아닌 성과ㆍ구매ㆍ전산ㆍ인사ㆍ홍보ㆍ협력ㆍ정책분과 직원까지도 임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과학기술계 출연연 연구자 43.4%가 과도한 행정업무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출연연 구성원들은 출연연 행정효율화를 통해 업무시간 중 사업과 과제 수행 비율이 현재(54%) 대비 62%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출연연에는 현재 연구비 집행 증빙 전산화 외에도 ▲산ㆍ연 협력연구 협약 가이드라인 ▲출연연 공동 채용 정보시스템 ▲일반용품 공동 구매 등이 연구현장에 적용 중이다.
이번 출연연의 행정효율화는 출연연 스스로 문제점을 발굴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방식으로 기존의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그만큼 연구현장에서 수용성이 높고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임기철 위원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출연연 스스로 변화할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출연연이 자발적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열정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천 NST 이사장은 “출연연이 행정효율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 성과와 비전을 논의하는 첫 번째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NST는 앞으로도 연구자들이 체감하는 선진화된 행정 구현에 필요한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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